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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스]여학교의 별/미친듯 낄낄대게 하는 코믹만화/소소하면서도 사랑스러운 팝콘만화/웃음 완벽 보장

by 돌냥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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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것만으로 행복 호르몬 퐁퐁
 
나는 호시샘에 가까웠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나도 미주알고주알 평범했던 여고생..

소소하고 디테일의 최고치를 보여주는 장황한 멘트가 사랑스럽다

최근 몇 년간 책을 보면서 빵빵 터진 적이 없었는데, 
정말 '웃음 완벽보장'!!

 

 

 

 

 

 

평소처럼 지역 도서관을 뒤지던 중 이 숨겨진 보석 같은 만화를 우연히! 발견했다.

검색해보니 완전 핫 인기 만화다(뒤늦은 감이 있을 정도).

그런데 대출 전적이 거의 없네..?

 

한장 한장이 너무 신선해서 갓 구운 빵과 같은 새 냄새가 날 정도다.

도서관에서 학습만화도 아닌 순정만화를 득템한데다, 새 책이라니.

덕분에 더욱 횡재한 기분.

더구나 내가 아는 그런 만화전문 출판사가 아니라 문학동네다.

더 신기.. 메이저급 출판사에서도 고퀄리티 만화를 문학으로 취급하는 때가 온건가?

 

 

 

 

 

 

사실, 나의 진정한 꿈은 전설적인 만화가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릴 때에도 타의적이었던 내 인생에는 다른 계획이 있었고(사실 애니페스티발 몇 번 참가하면서 미래가 그려져 지레 그만뒀다), 나는 결국 어른들이 말하는 곳(대학)으로 우회하게 되었다.

동아리에서 조촐하게 만화잡지까지 발행해 팔고다니고,

밤새 만화책 보는 재미로 살았던 내가 열다섯 이후로 '절필'을 한 것이다.

그리고 25년도 더 흘러서 나는 이 만화를 손에 쥐고 미치광이처럼 낄낄거리며 애초에 왜 내 꿈을 포기했는지 궁금해했졌다(그 땐 순수 잉크로만 그렸던 시절.. 출판만화도 요샌 프로그램을 많이 쓰던데 보나마나 디지털 툴에 치여서 나는 또 지레 포기했을 것이다).

 

언뜻 만화 표지만 보면 의심스러운 고등학교 로맨스 분위기가 풍긴다.

그러니까, 여고생과 남자 선생님이..?

나는 그런 식의 오글거림은 싫어하는데 설마.

다행이었다. 이 만화는 방금 떨어진 눈송이처럼 순수하기 때문이었다.

여기에는 ‘추악한 연애(..ㅎ)’가 없었다.

<지붕 뚫고 하이킥(언제적 시트콤인가..아는 게 없음)>처럼 소소하고 건전한 재미로 가득할 뿐이다.

 

 

 

 

 

 

한 회 한 회 읽으면서 나는 피할 수 없이 고등학교 시절(여중-여고-여대로 이어지는

나의 FULL 여학교 인생의 메인을 맡고 있는)로 다시 돌아갔다.

여고를 배경으로 한 <여학교의 별>은 소소하지 그지 없는 소재 속 웃음 폭탄을 장착한

스테로이드 시트콤 같았고, 기발한 캐릭터와 일상적인 익살스러운 에피소드들로 가득했다.

 

유머도 유머지만 정말 큰 감동을 준 것은 이 만화가 ‘성장기 속의 학창시절(학생입장)' 그리고 '직장으로서의 학교생활(선생님입장)'의 본질을 놀랄 만큼 디테일하게 포착’했다는 것이다.

평범한 것부터 설렘설렘한 것들까지, 모든 회차는 우리가 한번쯤 겪었던 추억들 그리고 더는 여고생이 아님에도 충분히 대공감가는 일상 속 단면들을 재현 드라마처럼 맛깔스럽게 보여준다.

 

 

 

 

 

 

<여학교의 별>의 진정한 차별점은 유머와 따듯함을 혼합하는 능력이다.

탄탄한 스토리와 흠 잡을데 없이 완벽한 작화로 구성된 각 에피소드는 웰메이드 드라마 수준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일본에서 만화대상 등 여러 상을 수상했겠지만)

그리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제발 끝나지 말기를’ 갈망하게 만든다.

코믹이라는 포장지를 제외하면 딱 나처럼 스트레스 가득한 영혼을 위한 위로의 음식(라면)같다.

중요한 건 더는 여학교 출신과 관계없이 누가 보든 박장대소 무릎을 치게 된다는 거다..

 

오랜만에 댕기, 이슈, 르네상스 등 월간지(아 정말 옛날사람..)를 그러모아 방속에 작은 만화점을 차렸던 때의 추억이 떠올랐다.

베르사이유의 장미와 슬램덩크가 내가 최대로 모았던 시리즈의 전부이긴 했지만 다시 단행본 수집욕을 꿈틀대게 하는 만화다.

 

호시 선생님, 고바야시 선생님은 물론 심지어 좀비 같은 나카무라 선생님 같은 캐릭터(왠지 매니아팬이 있을 것 같다)조차도 끌릴 수 밖에 없는 인간적 매력이 가득하다(왜 우리 학교에는 이런 샘이 없었나).

나중에 나는 샘들의 특이한 점(매우…)에 공감하는 것에 자부심(?)까지 느끼게 되었다.

 

너드한 호시샘, 초단순 고바야시샘, 그러나 나카무라샘에 대한 인상은 마냥 재밌지만은 않았다.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더 피부로 와 닿는 현실적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문화, 나이…그래도 로봇청소기를 진심으로 귀여워하는 정도는 아니다).ㅠ 한 때 일본하면 각인효과로 떠올랐던 트렌드-초식남 소확행 그 다음에는 로봇사랑이라고? 오 노 그것만은..

 

 

 

 

 

 

덧붙여, 고바야시와 호시의 동료애(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딱 좋은 사이)가 페이지에 펼쳐지는 것을 보면서 나는 그들의 관계의 본질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간당간당해지는 부분들은 나만의 노파심이었나? 검색해보니 소프트 BL 장르까진 아니었다(왜 안심했지?편견주의자)

팬들의 요청(?)내지는 또는 독자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한 작가의 스토리텔링 실력임을 확인하게 되어 더 좋았다.

간당간당이 이렇게 설레는 것이었나.. 기혼 교사든, 소프트BL이든 나도 물불(?)안 가리고 설레는 것 좋아하는 아줌마가 된 기분이다. (만화의 세계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니까!)

 

 

이미 <여학교의 별> 에 빠져든 독자들이 상당해 보인다.

다행히도 3권이 완결이 아니었다(흐뭇..).

 

시험, 진로, 짝사랑 등이 이미 다뤄진 상황에서 다음 단행본에는 어떤 에피소드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가 다음 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화가 재밌지만 개인적으로 손에 꼽는

웃음 저격 에피소드 추천:

(작가는 각 화의 제목을 '교시'를 사용해서 달았다)

3교시, 6교시, 9교시, 11교시, 14교시, 15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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