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를 몰고 브이로그를 찍는 80세 배우, 조언을 아끼지 않는 73세 패션 디자이너.
시니어 유튜버들이 MZ세대의 '워너비'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한 찬사를 넘어서, 그들의 삶에서 배워야 할 점과 조심스럽게 들여다봐야 할 현실까지 짚어본다
MZ도 반한 '워너비 할머니'들,
나이 듦에 대한 인식을 바꾸다
대한민국 전체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지금, ‘노년’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노쇄하고 낡은 이미지로만 소비되지 않는다.
오히려 현재의 일부 시니어들은 이 단어를 ‘두 번째 전성기’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그들은 카메라 앞에서 삶의 리듬을 유쾌하게 풀어내고, 노련한 삶의 지혜를 가볍고 우아하게 나누며, 나이가 들어도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이들을 가장 열렬히 지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뜻밖에도, MZ세대다.
시니어 유튜버들의 황금기
지금의 시니어 유튜버들은 단순한 연령대 구분을 초월한다.
배우 선우용여(80세)는 벤츠를 몰고 호텔 조식을 즐기는 유쾌한 일상 브이로그로 유튜브에 등장하자마자 전 영상 100만 뷰를 돌파했다. 카메라 앞에서 81년의 세월을 조곤조곤 풀어내는 그의 모습은 으레 연예인들이 하는 복귀 개념을 뛰어넘었다.
밀라논나 장명숙(73세)은 80~90년대 억대 연봉을 자랑하던 전직 패션 디자이너 출신으로, 현재는 패션·삶의 태도·나이듦에 대한 조언을 나누며 약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스타가 되었다.
이 외에도 ‘순자엄마’(65세), ‘Korea Grandma 박막례’(78세), ‘영원씨TV(87세)’ 등의 채널들이 고령의 나이임에도 젊은이들 가운데 열광적인 환호를 얻고 있다.
왜 MZ세대 팬이 많은가?
나이듦에 대한 '긍정적 롤모델의 결핍'
놀라운 점은, 이 시니어 유튜버들의 가장 활발한 시청층이 같은 세대 장년층이 아닌 20~30대라는 것이다. 왜일까?
MZ세대는 불안정한 경제, 정년 없는 사회, 외로움 등 ‘노후’에 대한 불안과 회피를 일찍부터 피부로 경험하고 살아온 세대다.
반면 이런 시니어들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노년을 당당하게 살아간다. 꾸미고, 배우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해낸다.
무엇보다 이들은 노년이라는 현실을 회피하거나 미화하지 않는다. 결코 ‘젊은 흉내’를 내지도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나이만이 줄 수 있는 여유, 완숙함에서 비롯된 자신감, 있는 그대로의 삶을 즐기고 전한다.
닮을 만한 '노년층 인생 선배'가 부재한 젊은층들에게 이들의 존재감은 가능성이자 희망으로 작용한다. 특히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싶어하는' 젊은 세대에게 있어 더욱 이상적인 미래상으로 여겨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자기 경험을 나누는 진정성,
삶에 대한 태도에 담긴 멋
시니어 유튜버들의 영상들은 하나같이 자극적인 면이 없다. 광고 또한 적다. 대신 삶의 지혜와 경험이 콘텐츠의 뼈대를 이룬다.
화려하기보단 담백하게 삶을 유지하는 법, 과시하기보다는 주변과 나누는 일에 집중한다.
삶을 속도보다 ‘온도’로 사는 이들의 조용한 밀도에 MZ세대는 귀를 기울인다.
밀라논나의 스타일은 옷 그 자체보다, '나답게 나이 들겠다'는 태도로 인해 더욱 빛난다. 선우용여의 인터뷰는 80대 나이에도 저런 열정적인 에너지를 낼 수 있음에 감탄을 낳는다. 자기표현에 민감한 MZ세대의 본능과도 잘 맞물리는 지점이다.
무엇보다 이들은 배우려는 자세를 잃지 않는다. 유튜브를 운영하는 것 자체가 디지털 세대에 대한 배움에의 의지이자, 변화에 대한 유연함을 보여주는 증거와도 같다. 실제로 이들은 영상의 톤, 편집, 시청자 소통 등 다양하게 관심을 기울이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콘텐츠에 ‘노련함’이라는 깊이를 더하면서도, 그 방식은 부드럽고 따뜻하다. 이것이 20~30대에게 감동을 주는 지점이다.
그들은 결코 ‘젊은 흉내’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나이, 경험, 삶을 있는 그대로 즐기고 전한다.
MZ세대는 그들에게서 진정성 담긴 멋과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모두가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시니어 유튜버들의 붐은 분명히 아름답고 영감을 주는 현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을 마냥 이상화할 필요는 없다. 동시에 조금은 냉정하게 들여다볼 필요도 있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젊었을 때 각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인물들이다. 밀라논나는 억대 연봉의 패션계 전설이었고, 선우용여 역시 누구나 아는 국민 배우로 활동해왔다. 이들의 콘텐츠 역시 경제적 여유라는 재력, 건강, 자아실현에 대한 시간적 여유가 뒷받침되어 있다. 그들만 보았을 때는 당연히 ‘누구나 저렇게 늙을 수 있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분명 주목해야 할 핵심 역시 존재한다. 이들이 노년에도 배움을 멈추지 않고, 스스로를 표현하며, 여전히 도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의 경험을 '자기만의 언어로 재구성할 줄 아는' 태도,
노년을 ‘마무리’가 아닌 ‘또 다른 무대’로 보는 다양성에 대한 감각,
그리고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일상을 즐기는 품격은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삶의 태도다.
실제로 요즘은 각 공공기관에서 진행되는 시니어 크리에이터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많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면 누구든 카메라 앞에 설 수 있는 시대다. 늦은 나이에 도전장을 내미는 시니어들의 모습은, 젊은이들에겐 희망이 되고 동년배들에겐 자극이 된다.
'이 나이에 무슨'이라는 말은, 다른 한 편에서 한결같이 진행되고 있는 이들의 줏대있는 행보 앞에 그저 무색해질 뿐이다.
이 흐름을 무작정 '모든 시니어의 가능성'으로만 받아들이긴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건 있다—이들이 노년에도 배움을 멈추지 않고,
스스로를 표현하며, 여전히 도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멋지게 나이 든다는 것
— 시니어 유튜버들이 MZ세대에게 남긴 것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은 이제 기정 사실이 된 듯하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누군가 그 ‘숫자’를 무의미하게 만든 삶을 먼저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금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시니어 유튜버들은 단지 돈 많고 나이든 사람들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사는 법'을 아는 사람들이다.
“나도 나중에 저렇게 늙고 싶다.”
MZ세대가 시니어 유튜버에게 보내는 찬사의 본질은 노년의 삶을 늙음, 늦음, 으로 끝내지 않는 그들의 태도에 있다.
나이든다는 것이 살아있는 채로 멈추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는 계단일 수 있음을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 Ophelix,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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