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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소설2

[책]<사라진 것들>앤드루포터 단편소설집/중년기의 불안과 미묘한 감정들/사실주의 북미소설/일상적이고도 깊고 풍부한 내면 묘사/현대미국단편문학 앤드루 포터의 소설 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이게 정말 소설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은 마치 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짧은 초단편부터 여러 장에 걸친 중단편까지, 포터의 글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서사가 거의 없는 논픽션처럼 보였다. ‘사건’ 중심으로 서사를 파악하려는 나의 조급함과 모든 작가의 ‘숨은 의도’에 대해 의심을 품는 나의 성격 탓에, 포터의 단편들을 읽으면서도 마지막 페이지까지 애써 긴장감을 유지했다. ‘이 글의 끝에는 필히 어떤 반전 또는 폭로가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이야기는 그런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고 '정말로 담담하게' 끝나버렸다. 결국 나는 나의 공감 능력 결핍을 확인하며 처음으로 돌아가 글을 읽었고, 이런 반복을 이 단편집을 보는 내내.. 2024. 7. 2.
[책] <필경사 바틀비>"안 하는 편이 더 낫겠습니다" 기묘하고 고독한 저항의 페르소나 나에게 이 책은: 한마디로 최근 몇 년간 읽은 소설 중 '가장 기분나쁘고 찜찜한(?) 감정'을 느끼게 했던 작품이다 1853년에 발표된 이미 오래된 작품이라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바틀비라는 인물은 현대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우울증적이고 자폐적인 증상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으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 또는 지인의 이야기를 보는 듯한 익숙함을 느끼게 한다 소설의 중심이 되는 수수께끼적인 인물과 영구 미제 사건을 다루는 듯한 문체는 마치 스릴러 영화가 미궁의 결말을 맞은 뒤 느닷없이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의 순간처럼 책을 덮은 후에도 한참 동안 길고 긴 불쾌한 여운을 남긴다 절대적이고 명확한 해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작품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고립,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사회적 기대와 개인의 저항 등에 대해 .. 2023.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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