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고 싶지 않지만 끊을 수 없는 사람들과의 심리적 생존 전략. '수직적 거리두기'란?

 

 

함께할 수 없는 사람들과의 거리

– 나는 그냥 나대로 있고 싶을 뿐,
안 맞는 사람들과 마음 무너지지 않고 거리 두는 법

피하고 싶은데, 끝까지 피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살다 보면 어떤 사람들과는 잘 맞지 않는다는 걸 점점 알게 된다. 딱히 큰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대화가 계속 겉돌거나, 만나고 나면 마음이 더 피곤해지는 사람들 말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경우다.
나름대로 진심을 다해 애쓰고 있는데, 상대는 늘 외부 기준으로 평가한다. “그 나이면 이런 건 해야지”, “그건 아직 부족해” 같은 말들. 걱정하는 척하면서 결국은 자기 틀에 맞춰 평가하는 사람. 함께 시간을 보내긴 하지만, 자꾸만 ‘내가 틀렸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

이런 관계들은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을 깎아내린다. 그래서 거리를 두려고 해보지만, 또 막상 멀어지면 미안하거나 찝찝하다. 사람 사이에 ‘적절한 거리’라는 게 있다는 걸 머리로는 아는데, 현실에선 참 어렵다.

 

이 사람은 도저히 '끊어낼 수 없다'고 느낄 때

문제는, 그런 관계가 완전히 끊을 수 없는 경우에도 생긴다. 회사 동료, 가족, 오래된 친구.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지만, 계속 가까이 있기엔 내가 계속 소모되는 관계들이다.

이럴 땐 ‘인내심’만으로 버티기엔 한계가 있다.
나는 그럴 때마다 ‘심리적인 거리’를 만드는 연습을 했다. 물리적인 거리두기가 불가능하다면, 마음속에 작은 틈 하나라도 만들어야 했다. 누구도 대신 보호해 주지 않는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수직적 거리두기란, 감정에 휘말리지 않는 연습이다

내 스스로 이것을 ‘수직적 거리두기’라고 부른다. 단지 참고 참는 게 아니라, 상황이나 감정에 휘말리기 전에 한 걸음 올라가서 바라보는 감각이다.

상대가 내 선택을 비웃거나 평가한다면, 그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람이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뭘까?”
“이 말이 정말 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일까, 아니면 그 사람의 기준일까?”

이렇게 한 번 걸러내면, 감정의 중심에서 살짝 벗어날 수 있다. 그 거리만큼 내가 덜 흔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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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바꿀 수 없다면, 내가 나를 덜 다치게 하면 된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상대를 바꾸려 애쓰기보다는, 나 스스로 나를 보호하는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

나에겐 이런 게 도움이 되었다.

마음이 복잡한 날은 일기를 쓴다. 쓰다 보면 내 감정이 조금 정리된다.

대화가 끝나고 찝찝함이 남을 땐, 스스로에게 “나는 내 방식대로 충분히 괜찮다”라고 다시 말해준다.

상대가 던진 말이 마음을 긁었을 때, “그건 저 사람의 프레임이지, 내 진심을 부정할 이유는 없다”고 되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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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틈 하나’가 내 무너짐을 막는다

수직적 거리두기는 관계를 끊자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끊지 못하는 관계에서 내가 부서지지 않도록 만드는 일이다.
그 사람을 이해하려 애쓰는 것도, 억지로 맞추는 것도, 내 마음을 무조건 눌러두는 것도 지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내 안에 작은 틈 하나를 만들어야 한다. 그 틈이 숨 쉴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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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피할 수 없다면, 흔들리지 않는 힘을 만들자

관계는 때로 도망칠 수 없는 감옥 같기도 하다. 하지만 피하지 못한다고 해서 매번 다 무너져야 하는 건 아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나의 경계를 알아차리고, 그 안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다.

멀어지지 못한다면, 적어도 깊어질 수는 있다. 그 깊이는 결국 내 삶을 단단하게 만든다. 누군가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내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