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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주의소설2

[책]<사라진 것들>앤드루포터 단편소설집/중년기의 불안과 미묘한 감정들/사실주의 북미소설/일상적이고도 깊고 풍부한 내면 묘사/현대미국단편문학 앤드루 포터의 소설 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이게 정말 소설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은 마치 일기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짧은 초단편부터 여러 장에 걸친 중단편까지, 포터의 글은 소설이라기보다는 서사가 거의 없는 논픽션처럼 보였다. ‘사건’ 중심으로 서사를 파악하려는 나의 조급함과 모든 작가의 ‘숨은 의도’에 대해 의심을 품는 나의 성격 탓에, 포터의 단편들을 읽으면서도 마지막 페이지까지 애써 긴장감을 유지했다. ‘이 글의 끝에는 필히 어떤 반전 또는 폭로가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이야기는 그런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고 '정말로 담담하게' 끝나버렸다. 결국 나는 나의 공감 능력 결핍을 확인하며 처음으로 돌아가 글을 읽었고, 이런 반복을 이 단편집을 보는 내내.. 2024. 7. 2.
[소설]<순박한 마음>'천애고독'을 잊기위한 헌신의 삶/ 귀스타브 플로베르 단편소설/ '세가지 이야기' 수록작품/ 프랑스고전문학 세계문학전집 은 퐁레베크 마을에 사는 ‘펠리시테’라는 하녀에 대한 이야기다. 새벽부터 시작되는 그녀의 일과는 늦은 저녁까지 쉬지 않고 계속된다. 요리, 청소, 바느질, 빨래, 다리미질, 말과 닭과 오리 기르기, 젖을 짜 버터 만들기, 그리고 거만하여 사람들이 가까이하지 않는 안주인 ‘오뱅 부인’을 향한 한결같은 충직함. 펠리시테는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가축용 짐승처럼 헌신적으로, 그리고 종교적 대상을 숭배하듯 정성을 다하여 한 주인을 섬긴다. 소처럼 왕성하게 일하면서도 깔끔하고 알뜰하기까지 한 그녀는 도가 튼 흥정 실력으로 값을 깎아 장을 보고, 자신의 식사량지도 알아서 아껴서 빵 하나로 스무날이 넘도록 식사를 해결한다. 그런 그녀를 하녀로 둔 오뱅 부인을 부르주아 부인들은 무척 부러워한다. 스물다섯 살에 이미 .. 2024.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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