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로먼 겔페린
- 출판
- 동양북스
- 출판일
- 2019.01.21
동기부여의 본질을 탐구하다
불쾌함에서 비롯되는 동기
인간의 행동을 움직이는 원초적인 힘은 의외로 단순하다. 우리는 대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려 애쓰지만, 사실 우리의 동기는 대부분 ‘하고 싶지 않은 일’에서 비롯된다. 신체적 불편함을 해소하려는 욕구는 강렬하다. 배가 고프면 먹고 싶고, 춥다면 따뜻한 곳을 찾는다. 마찬가지로 감정적 불편함도 우리를 움직이게 만든다. 외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관계를 맺고, 불안함을 줄이기 위해 대비책을 세운다.
흥미로운 점은 인간이 의식적으로 동기를 설정하기 전에 이미 ‘신체적 불편함’이 강력한 추진력이 된다는 것이다. 불쾌감이 동기의 출발점이 되는 현상은 종교적 신념과 같은 깊은 가치관조차도 압도할 수 있다. 독실한 신앙인도 강한 성적 욕구 앞에서는 자위로 충동을 해소할 수 있다. 이는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불편한 일’이 더 강한 동기부여 요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절제가 아닌 더 큰 쾌락을 향한 동기
우리는 흔히 동기를 이야기할 때 ‘의지력’을 강조하지만, 사실 의지는 그리 강력한 원동력이 아니다. 오히려 강한 동기를 가진 사람들은 단순히 자기절제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더 큰 쾌락’을 좇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침대에 누워 있는 것 자체도 쾌락이지만, 궁금한 스포츠 경기 결과를 확인하거나 좋아하는 드라마의 다음 화를 보는 것이 더 큰 쾌락이라면, 우리는 기꺼이 몸을 일으킨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의지력을 발휘해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더 큰 쾌락을 향해 자연스럽게 이동한다는 점이다.
불쾌감을 해소하는 것이 동기부여의 한 축이라면, 다른 한 축은 바로 쾌락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다만 불쾌감은 해결 방법이 상대적으로 단순한 반면, 쾌락을 추구하는 방법은 훨씬 다양하다. 배고픔은 음식을 먹으면 해결되지만, 즐거움을 느끼는 방법은 독서, 음악 감상, 여행, 인간관계 등 무수히 많다. 따라서 자신이불쾌함을 줄이기 위한 행동을 하는지, 더 큰 즐거움을 추구하기 위한 행동을 하는지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인지하면 동기부여의 메커니즘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불안과 주의력의 상관관계
쾌락과 불쾌감의 근저에는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 인간은 남는 주의력을 그냥 두지 않는다. 어떤 일이든 집중하고 있을 때 우리는 즐거움을 느끼고, 반대로 주의력이 남아돌면 불안해진다. 그래서 우리는 영상을 보거나, SNS를 확인하거나, 게임을 하면서 주의력을 소진하려 한다. 주의력을 어디에 배분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주의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 중요한 것은 ‘소소한 쾌락’의 활용이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아주 적은 주의력만으로도 쾌락을 얻을 수 있는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다. 좋은 음악을 듣거나, 향기로운 차를 마시거나,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그렇게 남은 주의력을 더 가치 있는 일에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주의력 관리’가 곧 ‘쾌락 관리’이며, 이는 곧 동기부여의 효율성을 결정짓는다.
인간은 주의력을 남겨 놓지 않는다
주의력이 남아돌면 불안해진다
의지력의 허상, 그리고 동기부여의 실체
우리는 흔히 ‘의지력이 강한 사람’과 ‘의지력이 약한 사람’으로 나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금욕적인 사람들은 의지력이 강해서 자신을 절제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이라는 강력한 동기부여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신앙심이 깊은 사람들은 신의 심판에 대한 두려움이 강하다. 이는 그들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된다. 또한 우리가 ‘의지력이 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보통 긍정적인 결과(성취감)를 향한 기대감이 크거나, 부정적인 결과(실패, 불명예)에 대한 두려움이 일반인보다 더 강한 경우가 많다.
결국 강한 동기부여는 단순한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쾌락을 극대화하고, 불쾌감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불안과 주의력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즉, 동기부여의 본질은 감정, 신체적 욕구, 재미(쾌락)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마무리하며
이 책이 동기부여에 대한 혁신적인 관점을 제공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원초적인 요소들’—불안, 주의력, 신체적 불쾌감, 쾌락—이 우리의 동기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를 면밀히 탐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동기부여를 단순히 ‘열정’이나 ‘의지’의 문제로 보는 것은 지나치게 피상적이다. 우리가 동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우리 자신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삶에서 동기가 사라지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런 순간이 왔을 때, 이 책에서 다룬 원리를 떠올려 보라. 무엇이 나를 불안하게 하는지, 무엇이 나의 주의력을 분산시키는지, 그리고 무엇이 진정한 쾌락을 가져다주는지를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만으로도 동기부여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관대한 미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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