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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풍부의 추월차선

[책]<만약에>역대 최연소 노벨문학상 수상자 키플링의 철학 시(詩)/ 세계인이 사랑하는 시, 그림책으로 재탄생하다

by 돌냥 2024.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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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역대 최연소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정글북》의 저자 러디어드 키플링이 자신의 아들에게 보내는 소중한 시 한 편 《만약에(if)》가 여기 담겨 있습니다. 최근까지도 영국의 BBC가 선정한 ‘영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시’ 1위에 두 번이나 뽑히기도 했으며, 유명인들이 낭송하며 인생의 지침이라고까지 한 명시입니다. 소중하고 사랑스런 자신의 자식이 훗날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가치를 가진 어른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살림어린이에서 출간한 『만약에』는 그런 러디어드 키플링의 시를 더 부드러운 묘사로 바꿔 아이들을 위해 내놓았습니다. 첫 문장을 예로 들어보면 ‘모두가 너를 비난할 때, 냉정을 유지할 수 있다면.’이라는 말을 ‘모든 사람들이 이성을 잃고 너를 탓할 때 네 자신을 믿을 수 있다면.’이라는 식으로 풀어낸 것입니다. 비난과 냉정처럼 아이들이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들을 배제하고, 최대한 쉽게 풀어내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저자
러디어드 키플링
출판
살림
출판일
2015.01.05

 

키플링의 시 <만약에>가 전하는 인생의 지혜

 

러디어드 키플링(Rudyard Kipling)의 시 <만약에>는 단순한 문학 작품을 넘어, 인생에서 잊지 말아야 할 철학적 가치를 담고 있는 고전적인 명작이다. 1910년 발표된 이 시는 키플링이 만 12세가 된 그의 아들 존(John Kipling)에게 전하는 편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 시에서 키플링은 아버지로서 아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함께, 모든 이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삶의 덕목’을 전달하고자 한다. 인내, 용기, 겸손, 자기 통제와 같은 요소들은 인간의 내면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며, 키플링은 이를 통해 '진정한 남자'란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고찰을 제시한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성공과 실패, 칭찬과 비난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이 시는 단순한 윤리적 교훈을 넘어, 진정한 성숙함이 무엇인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한다. 키플링은 우리가 어떻게 하면 냉철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유지하며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시대를 초월한 키플링의 통찰

키플링이 이 시를 창작했을 당시, 그는 대영제국의 정점에서 다양한 세계적인 사건들을 목격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제국주의적 성공보다 개인의 내면적 성장과 자기 성찰에 더 큰 가치를 두었다. 그는 성공과 실패를 모두 일시적인 ‘거짓된 모습’으로 보았으며, 이러한 모습에 흔들리지 않는 균형 잡힌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문학적 통찰력은 <만약에>를 보편적이고 시대를 초월한 인생의 지혜가 담긴 시로 만들어 주었다.

<만약에>가 발표된 이후, 문단과 대중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이 시는 영문학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작품 중 하나로 자리 잡았고, 영국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시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대에 와서는 1993년 윔블던 테니스 경기장의 입구에 <만약에>의 한 구절이 새겨졌다. ("If you can meet with Triumph and Disaster / And treat those two impostors just the same") 이처럼 키플링의 메시지는 세계 여러 곳에서 공감을 얻고 있다. 그의 인내와 도덕성에 대한 가르침은 모든 세대에게 중요한 교훈으로 남아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여운이 남았던 구절은 “If you can keep your head when all about you are losing theirs and blaming it on you”였다. 이는 모든 것이 일시적인 현상임을 인식하고, 자신의 내면을 흔들리지 않게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준다.

 


그림책으로의 재탄생

2014년, 키플링의 <만약에>는 그림책으로 재탄생하며 삽입된 조반니 만나의 그림들은 시의 철학적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풍부하게 표현하고 있다. 부드럽고 감성적인 그림들은 글의 무거운 진지함을 완화시켜주며, 어린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돕는다. 나의 진실이 악용될 수 있다는 구절의 삽화나, 최선을 다해 이룬 것이 부서진 후 다시 시작하는 장면은 시의 메시지에 감정적인 깊이를 더해준다.

키플링의 <만약에>는 단순한 감정적 위로를 넘어,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풍부한 상상력으로 실질적인 삶의 지침을 제시한다. 그는 <정글북(The Jungle Book 1894)>과 <킴(Kim 1901)>을 통해 이미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이러한 문학적 통찰력 덕분에 41세의 젊은 나이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까지도 그의 역대 최연소 노벨 문학상 수상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추천하는 이유

키플링의 시 <만약에>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전하는 충고를 넘어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삶의 지침으로 자리 잡았다. 그의 내면적 균형과 성숙함에 대한 가르침은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스스로를 잃지 않는 법을 배우기 위해 더욱 필요한 덕목이다. 이 시의 대상이 아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사람들인 것처럼, 이 그림책 역시 어린 독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어쩌면 어른들이야말로 <만약에>의 메시지가 더욱 간절히 필요할지도 모른다.

부드럽고 섬세한 삽화와 시의 구절을 함께 감상하면서, 우리는 불안정한 순간에도 중심을 잡는 것이 진정한 성숙의 시작임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덮으면서 나는 시 속의 가장 유명한 구절처럼 인생의 승리와 실패를 '똑같이' 대할 수 있는 태도를 갖고 싶어졌다. 그렇게 될 때 우리는 우리 삶에 등장하는 여러 모습의 "사기꾼들"을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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