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장에서는:
미술 교육에서 의사실기(Pseudorealism)로 알려진 발달 단계의 복잡성을 발견하세요. 아동기와 성인기의 인식 간 격차를 줄이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세요. 원근 비례 명암 질감 등 사실표현의 개념의 시작에 대해 살펴보세요. 시각형 비시각형의 차이점을 알아보고 의사실기의 정서특징과 주의할 점에 대하여 관찰하세요.
발달단계에 있어 의사실기(擬寫實期)는 가장 흥미로운 시기지만, 미술교육에서는 가장 노력을 요하는 시기이다. 일반적으로 이 시기의 아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에 해당하며 많은 어린이들에게 이 시기는 그들이 받는 마지막 형식적인 학교미술교육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단계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
이 시기는 정서와 강한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하고, 성인의 말을 더 이상 절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한 어린아이도 아니며 그렇다고 성인은 더욱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기 시작하는 때이다.
→미국 그리고 시대가 다른 당시의 분류이기 때문에 1,2년 차이 정도는 융통성 있게 하는 것이 좋다. 큼직하게 난화기는 유치원 가기전, 전도식기는 5,6,7세, 도식기는 1,2학년, 또래집단기는 3,4학년, 의사실기는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이상은 청소년기와 사실기 로 보면 된다. 의사실기 단계의 발달 특징으로 인하여 이 시기 즈음하여 미술을 안 좋아하기 시작한다.
어린이는 완전히 또래집단기를 지난 후에 거의 어떤 문제든지 헤쳐나갈 수 있는 지적으로 발달한 단계에 접어들게 된다. 그러나 행동에 있어서는 여전히 아이이다.
완성된 미술작품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욱 중요하게 된다. 이러한 ‘완성작품을 점차 중요하게 여기는 인식의 변화’는 청소년들의 자연스러운 요구이며 교육자는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과정이 좋았다면 결과물도 좋아야 한다. 이 단계에 중요한 건 어릴 때에는 과정으로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점점 완성작품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면서 결과를 중요시 여기게 된다.
크레이머 미술치료 수업에서 과정과 결과의 통합이란 파트에서 보듯 좋은 과정이 있었으면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이들 나이가 들수록 고학년이 될수록 아이 스스로도 과정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어른도 취미미술일지라도 과정 탐색뿐만 아니라 결과에 대해 중요시하고 이것을 유의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실된 경험을 반영하지 않고 ‘예쁜’결과만 추구하는 것에 굴복하는 것도 안되겠지만(어른의 미술치료가 특히 이런 ‘예쁘게만’하고자 하는 것과의 끊임없는 씨름이다)결과물이 잘 나오는 것에 대한 내담자의 욕구에 대해 단순히 모른다고 치부하고 무시해서도 안된다.
시각형(visually minded)인 사람들은 주로 자신의 그림에 환경을 관련시키지만, 비시각형(nonvisually minded)인 사람들은 표현주의자들과 비슷한 면을 갖는다. 시각적 경험을 더 좋아하는 어린이들은 외부에서 자신들의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자(spectator)로서 스스로를 느끼며 인상주의자에 더 가깝다. 주관적인 셩향의 사함들은 자신들의 작품 속에 스스로가 포함되어 있다고 느낀다.
→도식기에 없는 구분으로써 시각형과 비시각형에 대한 개념이 나온다. 아마 로웬펠드가 시각장애인 아동들과 작업을 했기 때문에 발견한 결과일 수 있다. 시각형으로 작업하는 이들은 주로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관심을 갖지만 비시각형인 사람들은 나 자체를 표현하는 데 관심이 많다. 시각형은 관람자 관찰자로서 인상주의자에 가까우며 환경의 재현에 관심이 많다. 반면 주관적인 사람들은 그림 안에 나를 표현하는 것에 더 관심이 많다.
도식기에는 이런 것이 잘 안나타나다가 점차 사실기로 가까워지면서 그림 표현 방식이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대체로 시각형이 더 많고 시각형으로 표현한다. 비시각형으로 표현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을 일반적인 시각형으로 바꾸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1.인물표현
시각적 어린이가 전체와 그것이 변화하는 효과에 보다 관심을 갖는 반면에, 비시각형 어린이는 정서적으로 흥미있는 세부에 보다 관심을 갖는다. 비시각형 어린이는 자신의 표현을 설명하는 데 여전히 중요한 부분을 과장한다.
→사춘기가 되어가면서 자신이 어른이 되어간다 생각하고 아이들스러운 것을 유치하게 여긴다. 성적인 것에 대한 관심이 늘고 실제로 자신의 신체 또한 변해가며 이것이 자연스럽게 그림에도 나타난다.
2.두 유형의 공간개념의 발달
1)시각적 공간개념
시각형 어린이가 갖는 관심의 초점은 원근에 대한 인식과 함께 본능적으로 3차원적인 특성을 가진 공간으로 옮겨가게 된다. 또한 사물이 변화하는 효과인 명암이 시각형 어린이의 그림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원근법과 명암이 대표적이다. 5,6학년이 되었는데도 그림에 원근과 명암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주제와 작업으로 인도해볼 수 있다.
2)비시각적 공간개념
일반적으로 비시각형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정서와 자아의 표현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에게 공간이란 그들의 표현에 필요할 때만 의미를 갖는다.
순수한 시각형 어린이는 풍경의 전체적인 조화를 위해 형태간의 간격을 고려할 것이고, 비시각형 어린이는 주로 그림에서 주가 되는 자신의 신체적 느낌과 정서를 통해서 공간관계를 설정할 것이다. 물론 대다수 어린이들은 그들의 그림에 이런 두 유형을 함께 표현할 것이다.
3.의사실기의 색채
시각형 어린이는 주로 색이 변화하는 효과에 따라 색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청소년기 이전의 주요한 기간동안 시각형 어린이는 자신의 시각적 인상들에 색깔을 적용시키기 시작하고, 반면 비시각형 어린이는 색에 대한 자신의 정서적인 반응에 크게 의존한다. 대다수 어린이들이 이 두 극단 사이에 있으며 두 가지 특성을 함께 보여주기도 한다.
→시각적 어린이가 관찰자이기 때문에 좀 더 객관적인 색 표현을 한다. 눈에 보이는 인상파처럼 색을 택한다.
4.의사실기의 디자인
시각형 어린이는 점점 색채도식, 리듬, 균형을 통한 느낌에 의해 표현되는 디자인의 미적 기능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 시기의 어린이에게 이론으로 부담을 주는 것은 적절한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의 결과는 어린이들이 자신들의 창의적인 작업을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을 때 그 자발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 지능이 발달하는 만큼 조형 이론에 대해 교육 필요성을 느낄 수 있지만, 의사실기 역시 ‘여전히’ 이론으로 부담을 받아서는 안되며 직접 작업을 통해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 중요하다.
5.소조표현의 두 유형
소조(modeling)는 의사실기 동안에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어떤 다른 영역보다 이 표현을 통해 입체표현three-dimensional expression에 대한 어린이의 무의식적 접근(소조)과 의식적인 접근(조각) 사이에 훌륭한 다리를 놓을 수 있다. 로웬펠드는 소조를 어린이의 무의식적이고 자발적인 입체표현으로, 조각을 청소년기 이상의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입체표현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것은 평면표현인 그림보다는 찰흙표현에서 훨씬 용이하다. 이유는 소조와 조각 사이의 차이점이 그림으로 접근하는 경우의 차이점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며, 평면으로부터 입체적인 공간으로의 전반적인 변화를 경험해야 하는 시각형 어린이에게는 특히 그렇다. 그런 급격한 변화를 찰흙작업에서는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의사실기는 난화기 도식기 사실기라는 굵직한 단계 사이에 낀 시기다. 그림으로 무의식과 의식 사이에 다리 놓는 것보다 소조로 무의식과 의식 사이에 다리 놓는 것이 더 용이하다는 의미다. 로웬펠드의 개인적 생각이다.
6.의사실기의 동기부여
적응능력을 길러주는 미술교육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공헌은 유년기와 성인기 사이의 간격을 좁히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이런 간격이 좁혀질수록 실망이나 좌절, 충격으로 이 기간이 특징지어지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청소년기의 특징은 상상에 의한 활동을 의식하지 않다가 의식하게 되는 것이다.
어린이가 “아무것도 그릴 수 없어요”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갑작스런 비판적 인식에 의해 지금까지 어린아이 같은 ‘비효율적인’표현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성인의 인식과 가까워지는 갑작스런 비판의식으로 인해 지금까지의 표현이 유치하고 어리석게 보이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변화를 어떻게 서서히 이루어지게 하느냐 하는 데 있다.
→의사실기 역시 6하 원칙으로 경험에 대해 발문하는 것은 유사하다. 의사실기의 낀 세대 특징을 감안하며 주의할 점은, 이 시기에는 유년기와 성인기 사이의 갭-눈은 높은데 역량이 되지 않아 느끼는 고충-을 느낄 수 있다. 정확히 그릴 수 없는 사진처럼 그릴 수 없는 나이인데 자신의 그림이 사실과 똑같지 않다는 차이점으로 현재 자기 자신에 대해 굉장히 불만족스럽게 된다. 갭이 커질수록 힘들어진다. 그 갭이 더 커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로저스의 인간중심치료에서 말하듯 자신의 타고남이 그대로 수용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나 교사에 의해 외부적으로 어떤 이상이 강요가 들어오게 된다. 그러면서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부인하게 되고, 외부적 이상화된 자기와의 간극이 커지게 되는데 이 간극이 클수록 아이는 고통 받는다. 이것을 치료하기 위해 이상화된 자기가 아닌, 진짜 자기를 찾으면 그 간극이 없어지고 건강해진다. 의사실기의 미술 역시 이와 비슷하다.
동기부여의 질문은 어린이가 스스로의 성취를 알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런 동기부여도 작업 중에는 몰입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 마디로 ‘나 별로야’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바라는 이상을 끌어내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끌어올려 주는 것도 중요하다. ‘너 괜찮아 꽤’하고 말이다. 해내는 것을 미러링하는 것을 전 연령에 있어 필요하지만 의사실기에는 나의 현재와 이상의 갭이 크기 때문에 더욱 필요하다.
1)인물표현의 동기부여
이 시기 인물표현의 적절한 동기부여는 첫 번째는, 어린이가 정확한 종류의 비례를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포즈를 취한 모델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세 번째는 찰흙으로 마치 영화의 연속동작처럼 계속 변화시키는 방법이다.
→비례, 자연스러운 동작을 관찰하고 캐치할 수 있도록 자리를 깔아주는 정도지, 그것에 대해 가르치는 것은 여전히 조심해야 한다. 크로키 작업도 꾸준히 하면 동작 관찰에 좋은 수업이 될 수 있다.
2)공간표현의 동기부여
→77%의 시각형 어린이에 맞춰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은 괜찮다. 원근법에 대한 이해에 대한 수업도 괜찮다. 그러나 나머지20%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원치 않을 수 있다. 그들을 다 시각형으로 몰고 가지는 않고 염두에 두어야 한다.
3)색채표현의 동기부여
미술수업에서 시각적인 자극으로 ‘색을 보도록 강요당하는’ 어린이의 실례를 너무 많이 보게 된다. 색채의 의인화는 비시각형 어린이에게 보다 호소력이 있지만 시각형 어린이에게도 자극이 될 수 있다. 색채의 의인화란 색채를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여기고 다루는 것을 의미한다.
4)자기표현을 위한 동기부여
→증오 분노 불쾌감은 표현을 유도함으로써 일부러 부추길 필요는 없다.
스스로 화가 나서 욕을 하는 아이가 있다고 보자. 그 행위가 좋다는 것이 아니라, 속으로 참으면서 자기 생명을 갉아먹는 것보다는 차라리 욕을 하는 것이 아이에게는 살 길일 수 있다. 그렇다고 자신의 화를 못이겨 표현하는 경우와, 욕을 해라 하는 경우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마찬가지 예로, 아이들의 친구와의 싸움에서 상대가 쳐서 분에 못이겨 같이 쳐서 싸우는 것과, 싸움을 보고 네가 한 대 쳤지? 너도 한 대 쳐 이런 식의 간섭이 들어가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못하다.
7.의사실기의 주제
어떤 주제든 어린이의 개인적 표현을 도와주고 긴장감을 완화시키며 미술에 대한 유년기의 무의식적 접근과 청소년기의 비판적 인식 사이의 간격을 이어줄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8.의사실기의 재료
→드디어 투명 수채화를 써도 좋은 시기가 되었다.
투명하고 번지고 하는 과정에 오히려 자연에서 받은 인상을 표현하는데 있어 더 적합한 재료가 되는 것이다. 찰흙의 사용이 점차 소조에서 도자기로 옮겨간다고 했는데 불로 굽는 과정은 아이에게 어려운 것이므로 굽는다면 교사가 도와주도록 하고, 굳이 도자기로까지 굽지 않아도 좋다.
9.의사실기의 의미에 대한 논의
어린이가 점점 외부의 기준을 의식할수록 그의 작품의 개성적인 표현은 점점 줄어든다.
→전에는 자기 작품에 대해서도 좀 더 긍정적으로 보았다면 이제는 외부의 시각으로 자신을 보기 때문에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도 역시 비판적으로 변해간다. 도식적으로 그리는 그림이 거의 사라지게 된다. 아이들의 시각형과 비시각형을 인지하고 수업 중에도 감안하여 진행하도록 한다.
명암은 입체 표현을 한다는 것이다. 명암이 처음 언급되는 것은 도식기며 초등학교 3학년이 넘어가면 입체 표현이 슬슬 나와야 한다. 고학년이 되어도 명암 표현이 없다면 수업을 통해 유도하고 작업하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질감 촉감의 인식도 도와주도록 한다.
어린이의 사고를 자극하는 것, 의미있는 문제를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는 것, 깊이있는 표현을 자극하는 것 등은 모두 ‘예쁜’ 완성작품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우리는 일찍이 확산적 사고를 기르는 환경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이 점에서 교사는 창의성 발달을 미술 프로그램의 가장 필수적인 영역 중 하나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 고학년은 사실상 사교육에서 미술을 시작하는 경우는 없다. 거의 2학년 3학년에 창의성을 위한 미술수업이 끝난다. 의미가 덜 한 것은 절대 아니다. 공교육에서의 미술교사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많은 것이 불안하고 흔들리는 시기에 더 잡아주어야 할 필요성은 더 클 수 있다.
정리하자면 의사실기는 어린 아이지만 눈은 높아지면서 간극이 벌어지고, 부모와 아이 모두 고충은 커지는 시기이다. ‘눈만 높아지는 현상’이 생기지 않게 하려면 사실 부모나 교사가 (너무 빨리 어른스러워지도록) 강요만 하지 않으면 된다. 이상향을 너무 높이면 안되고 동시에 지금 현재의 나를 높여주어야 한다. 교사는 아이가 성취해낸 결과에 감탄하고 기뻐하고 물어보고 하는 것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 마음이 급해서 스킬을 가르치려고 하기 쉬운데, 오히려 고학년때 스킬을 주입시키면 문제가 생긴다. 학부모와의 사전 협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비시각형의 표현유형이 있다는 것에 유의해야하며, 원근 비례 명암 질감 등 사실적 표현에 필요한 개념들이 나타나는 시기이므로 이것들을 수업에 슬쩍슬쩍 넣어서 아이들이 인지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주의할 점은 억지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주제나 프로그램에 녹여내어 아이들이 환기하고 경험하도록 준비한다. (과일 씨, 동물 털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