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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풍부의 추월차선

[책]<라쇼몬>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단편선집/진실 그대로, 그러나 조금은 기괴한 작가의 자화상

by 돌냥 2024.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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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의 단편집 『라쇼몬』은 같은 작가가 썼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주제와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컬렉션에는 우화 같은 이야기와, 역사적인 배경을 배경으로 한 조금은 기괴한 이야기가 모두 포함되어 있다. 내가 읽은 단편선집의 경우많은 작품들이 후자에 무게가 실려있기도 하다.

 


소설은 제목인 <라쇼몬>을 포함해 여러 단편들이 수록되어있다.

각이야기는 인간 심리의 숨겨진 측면을 깊이 파고들어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드러낸다.

 

아쿠타가와의 문학은 이상적인 세계나 현실에 대한 대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인간 조건의 불확실성과 복잡성을 반영하며, 종종 전통적인 도덕적 가치를 뒤집거나 모호한 질문을 넌지시 건넨다. 생생한 스토리텔링과 불안한 분위기는 독자들이 가혹한 현실과 도덕적 딜레마에 직면하도록 유도한다.

아쿠타가와의 불안한 개인 생활과 우울증 경향은 잘 알려져 있다.

그의 글에는 자신의 심리적 어려움과 건강 문제가 자주 나타난다. 정신병을 앓던 그의 어머니는 그가 열 살 때 세상을 떠났다. 삼촌과 숙모 밑에서 자란 아쿠타가와는 어머니의 상태로 인한 심리적 트라우마에 시달렸고 정신 질환을 물려받을지 모른다는 끊임없는 두려움 속에 살았다. 도쿄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라쇼몽', '코' 등의 소설로 명성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심각한 신경증과 끊임없는 창의성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려야 했다.

 

 


말년에 아쿠타가와의 정신 건강은 불면증, 환각, 편집증에 시달려 더욱 악화되었다. 그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경험은 그 자신의 삶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기도 하다. 비록 그의 작품을 읽어보면 외부 세계의 영향이 완전히 드러나지는 않지만, 혼란스러운 시대와 사회적 혼란이 그의 심리적 쇠퇴에 한몫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일본의 1920년대는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경제 호황, 파괴적인 1923년 관동 지진, 급속한 현대화, 정치적 긴장으로 특징지어졌으며, 이는 그의 개인적인 두려움과 얽혀 있는 불확실성의 환경을 조성했고 결국 비극적인 바르비투르산염 과다 복용으로 이어졌다.

아쿠타가와의 작품에 나타난 어두운 인간 묘사와 비극적 결말은 그의 고통스러운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늘날에도 파격적으로 보일 수 있는 그의 캐릭터의 독특한 특성은 전통적인 규범에서 벗어난다. 개인적인 삶의 영향을 많이 받은 그의 문학세계는 비관적이지만 솔직한 시선으로 인간의 실존적 욕망을 담아낸다.

만약 아쿠타가와의 작업이 순전히 비판적이거나 의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면 그가 지금까지 일본을 넘어서서 세계적으로 지속적인 명성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 일상생활과 일본 민담, 근대화의 모순을 결합한 그의 실존주의 문학은 시대를 초월하고 보편적인 울림으로 독자들을 계속해서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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