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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풍부의 추월차선

[책]<김미경의 리부트>다시, 작동하고 싶다 오직 내 촉에 의해 제대로/ 코로나와 실직 폐업 파산 후 생존방법 / 중년 자기계발 디지털 체질 바꾸기

by 돌냥 2023.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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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부팅? 제목부터 부담스러워..그러나

얼마 전 키네마스터무료 체험을 통해 짤막한 영상을 하나 만들었다

특수효과도 거의 들어가지 않고 그저 잘라내어 붙이기와 자막 입히기만 했기에 요즘 날고 기는 유튜브와 쇼츠 영상에 비하면 유치원 수준도 되지 않지만, 나로서는 정말 그야말로 진땀나는(!) 거대한 도전이었다

요즘 어르신들이 키오스크 주문하는 것을 어려워한다고 하는데 그런 식의 막막한의 한 열 곱절,은 되는 느낌이라고 (스스로는) 생각했다

 

80년대생 태생임에도 평생을 디지털치()로 살아오다가, 어렵사리 들어간 미대 시각디자인과에서 몇 번의 휴학을 번복한 끝에 인문계열로 전과한 데에는 적성 핑계가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 ‘디지털 매체 조작 불능증(내가 만들어 냄)’이라는 일종의 정신 병 같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쓸 줄 아는 정도면 디지털치가 아닌가 싶지만 이렇게 모든 것이 자동화로 갖추어진 옵션(내 연령대에는 예전 싸이월드나 네이버 블로그가 그런 수준이다)’에서 미세한 창의력을 발휘해 자기 컨텐츠를 만드는 것 이 정도의 수준은 매일 같이 온라인상에 홍수처럼 쏟아지는 고난이 수준의 디지털 컨텐츠와 비하면 거의 수준이라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워드와 엑셀,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 요즘 중고등학생들이 기본으로 능숙하게 다루는 프로그램들을 매번 처음처럼 버벅이며 기초 사양 외에는 건드리지도 못하는 내 비천한 디지털 능력은  대학생 시절에 이미 자타에 널리 공개된 터였다

 

, 결국에는 핵심에 대한 이해도와 숙지력이 달리는 것은 노오력 이전의 선천적 조건(지능)에 관련된 것이라고 위안삼아 보지만, 사회공포증 그 이상의 디지털 문명과 생리에 대한 두려움이랄까 이것이 늘 내 안에 잠재되어있다(이런 심리의 연장선으로서 SNS도 잘 하지 않는다..못하는 게 너무 대놓고 티 나는 게 스스로 싫어서-_-)

 

김미경이라는 강사의 강사 스타일이라거나 내용에 관심은 있는 편은 아니지만 순전히 위에서 말한 ‘디지털 무능자’로서, 조금은 스스로를 타일러가며 '(이제는) 시대에 발맞출 용의가 있는 지' 셀프 확인하는 차원에서 이 책을 읽게 됐다

 

 

 

 

 

'포스트코로나'에 읽는 '코로나 한가운데'의 예언서 겸 지침서

이 책은 코로나 이전과 이후 세계가 크게 어떤 식으로 바뀌었는지 간략히 짚고 넘어가고,

나처럼 오로지 컨택시대의 노동근로로 일해온 사람이 사회의 관점과 소득의 토양이 완전히 바뀌어버린 시대에서

어떻게 생존적인 디지털 활용 능력을 키울 수 있는지 또 키워야 하는지에 대해 김미경 특유의 강한 집중력을 통해 설파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라는 말도 벌써 옛날스런 어감이 들만큼 또 시간이 흘러버렸다

한창 코로나 중에 출간된 이 책은 보는 감회가 당시 모두가 보이지 않는 압박감(경제적 침체, 예측불가한 미래 등)에 눌린 사회적 분위기나 개인적 삶에 대한 기억이 떠오르며 이 짤따란 기간 안에 나의 우리의 삶은 얼마나 송두리째 변했는지에 대해서도 새삼 고찰해 보는 기회도 되었다

 

책의 전반부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처럼 다소 과대한 불안과 경고로 살짝 포장되어있긴 하나 어찌됐건 코로나라는 시간이 누구에게든, 어떤 분야든 이전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전환점의 단계를 선사해준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로나라는 혼돈이 모두의 고정관념을 깨게 만들었고 사회와 산업 각 분야에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냈으며 단순히 많은 사람들의 실직, 폐업의 결과론적 현상을 벗어나 시대의 전체 판도를 바꿔버리는 대대적인 게임체인저가 되었기 때문이다

 

 

 

재부팅의 필요충분조건

김미경이 이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인 메시지는 결국 리부트하라, 나만의 리부트 시나리오를 써라, 뉴러너와 뉴휴먼이 되라 이렇게 추릴 수 있다

 

리부트(REBOOT). 말그대로 재부팅, 재시작, 재작동하라는 말이다.

각자 직업이 무엇이든 코로나 후 재부팅을 가능케 하는 것은 온택트(On-tact),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인디펜던트 워커(Indepent Worker), 세이프티(Safety) 이 네 가지다.

 

하나 하나 쓰인 단어의 의미는 결국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것들이나 전문성을 부각시킨 단어를 사용하면서 얕고 일상적인 파악의 차원에서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이론이 된다

쉽게 말하면 사람들과 1. 온라인으로 연결될 것, 2. 사업과 일을 디지털 방식으로 완전히 전환할 것, 3. 조직으로부터 자유롭고 독립적인 생산자(다른 말로 1인 기업쯤)가 될 것, 4. 안전성을 갖출 것. 이다

 

사실 이 내용은 MZ라 불리는 2-30대들이 보기에는 평소 이미 알고 있는 일상적이고 상식 같은 것들을 새삼스럽게 학문화해놓은 것처럼 여겨질지 모르지만, 어려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그리고 밥벌이를 하게 된 후로도 한 분야에서 디지털적으로 큰 체질 변화 없이(메일을 보내거나 카톡을 하는 정도)장시간 오프라인 필드에서 일해온 사람들(주로50-60, 40대인 나는 디지털 연령으로는 그들과 같다..)에게는 확실히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습득되는 새로운내용들이다

코로나 이슈로 뜨고 재빠른 유행에 발맞춰 가버린 책이 아니라 지금 돌이켜보아도 당분간은 이런 체제로 사회가 계속 운영될 가능성이 있고, 주변을 돌아봐도 현재 충분히 그렇기 때문이다

 

일단 디지털잡(job)들이 무척 많아졌다 인플루언서 유튜버 블로거 작가 물론 이 모든 것을 겸하는 사람들도 있다 당연하지만 코로나를 기점으로 쭉 재택근무를 하는 1인기업형 근로자도 많아졌다

그리고 바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어떤 상품이 과대 광고와 염가의 조건을 갖추면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지만 어떤 품목이 되었든 사람들은 ‘안전성’에 대해서 더욱 예민해지고 꼼꼼해지게 되었다

광고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만든 것 내실 있는 것(주로 리뷰에 의해 판별되는)들을 사람들이 우선 선택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가 일으킨 ‘안전감증(안전불감증의 반대어. 내가 만듦)’은 위생,식품 분야 외에도 각 분야로 널리 퍼져서 사람들의 안목까지 송두리째 바꿔 놓았으며 나 역시 그렇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이 안전감증 이 부분이 베이비부머 세대 이전 그리고 바로 이후 세대(60년대생)까지 폭 넓게 바꿔버린 가장 큰 항목이라고 생각되는데, 코로나 후로는 ‘주먹구구 내지는 빛만 좋은 개살구’(실제로 부모세대까지는 이런 풍조와 전략으로 돈을 아주 많이 벌어 수완을 챙기는(한마디로 사기치고)사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가 공공연하게 통하는 시대는 거의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된 것 같다 젊은이들의 합리적인 소비 필터에는 단순한 가격 뿐 아니라 안전함, 내구성, 공정성, 환경철학 까지 들어있기 때문이다

 

 

 

 

 

뉴러너, 시대를 잘타는 '촉이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

사실 내는 해라, - 해야한다 식의 자기계발서를 그닥 환영하진 않는다

가뜩이나 살아있는 것조차 피곤한 세상에서 더 잘 살아남기 위해 이것 하고 저것 하고 자발적으로 한다는 것이 남에게 피해 안주는 한도 내에서 내 호기심이나 충족시키고 살고 싶어하는 나 같은 무력형 INTP(관심있는 대상만 관심갖고 싶어하는)에게는 몹시 필요한 일이다

 

그렇기에 50대가 넘은 나이에 직접 할 줄 알아야 고용도 잘할 수 있다는신념으로 디지털 매체를 섭렵하다가 이제는 스스로 코딩도 배우고 앱 개발에 도전까지 하는 김미경이란 사람의 부담스러울 정도의 넘치는 자발적 열성은 분명 대단하면서도 나는 저렇게 까진 못한다라고 선을 그어버리게 만든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의 기술 터득 자체보다는 현실적 한계를 이겨버리는 왕성한 의욕과 목표- 그것을 갖게하는 그녀의 정신(흔히들 ‘도전’과 ‘용기’라고 부르는)이 부러운 것이다

 

리부트 시나리오라고 하는 것도 코로나 이슈 이후를 대비하는 것이라곤 했지만, 완전히 뭔가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어찌됐든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어가는 현재 시대 속에서앞으로 삶을 계속 살아가는 데 있어서, 특히나 직업적 전환기를 필요와 시점에 의해 맞게 되었을 때 꼭 체크해보아야 하는 항목들이다

 

나의 핵심역량을 알 것(가져갈 것)+ 보완해야 할 역량(채워야 할 것)+ 내 일과 관련해 변하는 것+ 내 일과 관련해 변하지 않는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정리하고 찾아내야 하는 것들이다

 

단순히 누군가에게 물어서, 혹은 가만히 머릿 속에서 상상하며 쥐어짜낸다고 해서 턱하고 나오는 것들이 절대 아니다

지난 한달 간 나 한명이라는 인간을 두고 이래저래 씨름하면서도 여간 가시적으로 나와지지가 않았던 것들이다

그러나 이자신에 관해 누구도 검증해줄 수 없는 불투명한 명제로 보이는 것이라도 당장 한 줄이라도 분명한 숙제를 매일 해가는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투명한 결과들이 쏟아지게 되는 날도 있을 것이다

 

 

 

 

 

 

저 사람은 시대를 잘 탔다라는 표현을 곧잘 하곤 한다

이 말이 책을 다 읽은 지금 떠오르는 이유는, 이제 생각해보니 시대를 ‘잘 타는’사람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결국은 미래를 꿰뚫는 이다 이것은 이미 잘된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고 벤치마킹 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다

김미경은 ‘내가 원하는 걸 이루기 위해서 가장 좋은 선택을 빠르게 골라낼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촉’이라고 말한다

나의 행복과 원함을 위해 가장 좋은 선택을 하는 것, 그러고 보면 나는 나는 삶에서 대체로 촉이 없거나 거의 없었다

돈을 힘들게 버는 법만 알았지, 행복과 원함을 늘 저편에 있었던 것 같다

 

이런 내게도 가장 용기를 받았던 구절이 있다

과거에 잘못 살았던 경험으로 인한 불안감, 내가 모르는 미래가 펼쳐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려면 지금 당장 촉을 기르는 습관을 들려야 한다는 것이다

공부란 젊고 시간이 많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고 절박할 때 한 공부가 인생의 추진체가 된다,

일주일은 힘들겠지만 1년쯤 지나고 나면 그곳에는 ‘촉’이 남다른 내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라는 말. 주변 누구도 해주지도, 좀처럼 생각할 수도 없는 말들이다(그만큼 김미경처럼 사는 사람이 없다는 말도 될 것이다)

이렇게 오늘도 나는 책을 통해 먼저 모든 시행착오와 도전들로 자신의 길을 터득한 자들로부터 공짜 지혜와 공짜 위로를 얻었다

 

 

 

뉴휴먼, 기후변화가 우리를 변화시킨다

각자도생으로 충만한 시대에 김미경의 이 책이 마지막까지 코로나 후 디지털 생존 필살기를 끝까지 설명하는 것으로 끝났다면 이 책 리뷰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 부분은 저자 본인 연령대와 비슷한 독자들을 위한, 그 연령대에서 실천이 가능한 '찐실행 리스트'를 적어놓았다

무심히 넘어갈 수 있지만 내용을 당장 우리 부모님에게 적용시켜 보자하면, 매우 높은 현실 매치도로 필요한 내용들이다

 

일단 그들은 많이 벌고 많이 쓰는 (맥시멀리스트&탕진잼은 오히려 우리 부모님 세대다..)시대를 살았다

어떤 물건은 유통기한이 몇 년이 지나도록 버리지 않을 정도로 극도로 아끼는 한편, 집안 곳곳에 넘쳐 쌓일 정도로 정신사낳게 산적해있는 물건들을 보면 대신이라도 날을 잡아 필요없는 물건들을 버려주고 싶을 정도다

 

친환경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장 보러 갈적만 해도 몇 가지 자가질문을 해봄으로써 생태적 일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김미경은 우리 부모님들을 '구슬린다'

엠지들을 보면 거지방까지 만들며(현실적으로 소득이 적어서이기도 하지만) 안간힘써 돈을 아끼고, 쓰레기가 많이 나오거나 환경에 유해함이 큰 상품들을 의도적으로 구매하지 않는 태도가 낯설지 않은데 부모 세대들에게는 그런 판단과 실행 자체가 매우 ‘번거롭고 귀찮은’ , 마치 배불러서나 할 수 있는 사치스러운 정신활동처럼 여기는 경향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기업 생태계에서 친환경 기업들 위주로 살아남도록 실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지구환경보호라는 ‘이상’과 ‘트랜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지갑 사정이 더 넉넉한 오육십대 중, 노년들이다 김미경은 당연히 이 점을 알고 있기에 더 적극적으로 어필한다 일반제품보다 조금 더 비싼 친환경 제품을 사서 ‘돈을 더 써주는’것이 다음세대 아이들을 위한 복리 적금이라고 말한다

 

‘환경 교육은 우리 어른들에게 (훠얼씬) 더 필요한데 (환경을 오염시킨 적도 거의 없는)애꿎은 아이들에게 대신 짐을 지운다, 김미경이 말한 부분은 거의 나도 처음으로 공감해봤다 (지구오염 대작전을 오랜 세월 무수히 펴온 유럽과 미국이 환경문제 걸고 넘어지면서 후발주자 중국과 인도 나무라고 제재했던 것도 이런 식인 거다)

우리 때는 지금 아이들이 배우듯 적극적인 차원에서의 탄소 줄이기나 지구 보호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 지침’들을 배우지 않았었다

배우기는 했어도 정부에서 실제 제재에 나서고 기업들까지 다소 눈가리고 아웅식으로라도 마케팅 일환 삼아 환경보호를 기치로 내걸고 돈을 버는(ESG경영) 대대적 분위기는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기후교육을 받아온 요즘 아이들이 어린 마음에 상대적으로 깊이 각인하고 어른보다 더 현실적이고 실천적으로 지구와 공존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그러나 집에오면 실천하지 않는 부모를 보며 더 도로아미타불이 될지도..) 

 

 

 

 

 

결국은, 어쨌든, 어떤 식으로든 '위기를 해결'하며 우리는 '생존'한다

김미경은 그래서, 쉽지 않은 체질 개선이긴 하지만 이렇게 차츰 디지털로 체질을 개선한 끝에, 무얼하자고 하니-날 때부터 핸드폰을 만지며 자라고 유년기부터 학교에서 코딩을 배우는 아이들이 자라나서 이룰, 상상만해도 (디지털치로서의)불안함과 두려움 가득한 미래에 어떻게 살아갈까 하니 코로나를 일으킨 주범이자 원인인 우리 그리고 그 결과인 환경 -

지구를 챙기고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디지털로 늙어 죽을 때까지 여러가지 둔갑술을 하며 먹고 살자는 얘기인 줄 알았더니 처음에 뜨아했다

 

그러나 한번 더 다시 생각하고, 근본 원인을 돌이키고 결과를 씀에 이 얘기는 맞다

모든 게 기후변화에서 자초된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도 오늘 같은 폭염과 곧 몇 개월 후면 여느 때처럼 닥칠 혹한(앞자리 수식어엔 언제나 역대 최고가 붙게 되는)을 맞으며 밥벌이활동하며 살아가기에도 버거운 이 지구가 이제는 아무것도 안하고 숨만 쉬어도 힘겨운 장소가 되버렸다는 것을 순간순간 직시하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은, 어떤 면에서는 디지털치 극복기 보다는 기후변화 극복(은 혼자 못할 테니) 아니 대처기가 더 두려운 것이 사실이다

 

리뷰를 쓰다가 글이 이렇게 길어지리란 생각은 못했지만, 안 하던 생각의 물꼬를 계속 키워주는 것이 김미경의 힘인 것 같다

읽는 동안 쓰는 동안 나는 자라고 싶어지고 가능한 더 안 하던 생각을 하고 싶어진다

 

중년 나이에 어떻게 살아남을까 방식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힘도 중요하다 각자 분야에서 쌓아놓은 '아나로그 실력'은 무수한 실패와 시행착오로 만들어낸 엄청난 자산이다 그리고 이제는 오랜 세월 버텨낸 회복탄력성과 배짱을 갖춘 아날로그 실력을 가지고 디지털 환경으로 옮겨가는 것 뿐이다

 

언제나 그렇듯 김미경은 위기를, 결핍을 해결하고자 하는 그 태도가 참 부럽다 가까이 두고 자주 읽어도 되는 양서 선물해도 좋은 양서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내가 안 가져본 것들에 대해 우리는 쉽게 과대평가하곤 한다. 잘 모르면 일단 그걸 가진 이들이 엄청 잘나 보인다. 거기서 끝이면 다행인데 저 사람은 나보다 똑똑하고, 나보다 훨씬 앞서 있다는 생각에 열등감이 올라온다. 그런 마음의 작용이야 인간이기에 당연한 것이지만 거기에 너무 오래 붙잡혀 있으면 안 된다. 내 마음을 계속 쪼그라져 작아지게 두면 안 된다.

 

그래서 촉이 필요하다. 나를 지키는 것은 '내가 가진' 촉뿐이다. 남들의 성공은 내 촉을 기르기 위한 내 시간을 포기하게 만들고, 내 확신을 자꾸만 뒤흔든다. 나를 버리고 남을 따라가야 할 것 같고 그래서 기웃거리며 남의 말을 자꾸 듣게 한다. 남의 꿈을 가져오지 말라. 내 몸에 맞는 꿈은 내가 만들어야 한다. 꿈을 쇼핑하지 말아야 한다. 백화점 매대에 진열됭 있는 상품처럼, 저 꿈이 좋아 보인다고 내 꿈으로 만들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어차피 내 몸에서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남의 꿈은 내 몸에 맞지 않는다. 결국 나를 완성하지도 못하고, 잘못하면 남의 꿈을 대신 살아주고 있을 수도 있다.

 

 

촉은 '정신 언어'가 아니라 '육체 언어'다. 몸으로 부딪치고 깨져서 고생한 만큼 촉이 좋아진다. 신문, 트랜드리포트, 책이 자칫 '정신노동'이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나는 아침마다 두 시간 동안 서서 신문을 읽고, 밤마다 졸음을 참아가며 수천 장의 리포트, 수백원의 책을 읽었다. 이 과정은 순전히 육체노동이다. 이 육체노동을 통해야만 정보들이 내 몸을 통과해 내 몸에 맞게 발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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