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IP] 걷거나 타거나-국내

[송도세계문자박물관1]어른이도 시간가는 줄 모르는 곳<특별전시:긴글주의>추석명절가볼만한곳 수도권가족나들이

by 돌냥 2023. 9. 23.
반응형

송도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이용안내
관람시간 : 오전10시-오후6시(입장마감 오후5시30분)
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1일 / 설날 및 추석 당일
관람료 : 무료 (단, 기획전시는 경우에 따라 유료) *20명 이상 단체관람은 사전예약제로 운영*
주소 : 인천광역시 연수구 센트럴로 217 (센트럴파크역 3번 출구)
문의 : 032-290-2000, 2001
편의시설 :  
1층 안내데스크, 뮤지엄샵, 물품보관소, 수유실
2층 카페테리아, 산책로

 

 

사무실 근처라 산책하는 길 오며 가며 자주 봤음에도 그냥 지나쳤던 문자박물관.

 

올 여름 오픈하기 전까지 쭉 지켜봤지만 평소 박물관쟁이임을 자처하면서도 웬일인지 이곳에 쉽게 발들이지 못했습니다 한동안은 여전히 들어가지 않은 채 건물 주변만 어슬렁 산책하고 다녔습니다

일단 ‘문자’라는 것을 어떻게 전시할까 궁금하면서도 단어 자체가 주는 추상성, 막연함 때문인지 오히려 호기심이 쉽게 생기지 않아서였습니다

 

그러다 최근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뒤늦은 관심이 생겨 출근도 아닌 날 새삼스레 찾아가게 됐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시간을 풀타임 쉬지도 않고 쏘다니고 나왔습니다

십년 전 루브르에서 다리를 절어가며(?) 아홉시간을 보낸 추억이 스물스물 되살아날만큼 간만에 예상치 않게 ‘박물관 뿌시기’를 하고 말았는데 아무 기대없이 가서 한껏 몰입을 한 때문인지 만족감이 꽤 컸던 관람이었습니다

 

전시는 크게 B1층 상설전시, 1층 기획전시, 2층 야외전시 세 부분으로 이루어지며(‘어린이체험실(1층)’은 별도 개별 예약이 필요) 부대시설로 까페테리아(2층)와 전시관련 굿즈를 파는 아트샵(1층)이 있습니다

 

 

 

평소 내 포스팅을 두고 하는 말 같아서 제목보고 지레 뜨끔했던 1층의 ‘긴글 주의’ 전시명..

 

아이와 가도, 어른 혼자 가도 왕有잼 - 특별전시 <긴 글 주의>

특별전시 Special Exhibition
<긴 글 주의-문자의 미래는?>
전시기간: 2023.6.30-11.19

 

본 전시는 송도 글자박물관 개관을 기념하여 첫번째로 구성된 특별전시입니다. 문자 매체보다 사진이나 영상에 익숙하게 된 현대인들의 소통방식 변화와 문자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여러 디지털 영상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활동(그리기, 스탬프찍기, 투표참여 등)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나 하나 재미삼아 참여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어느새 전시장을 한바퀴 휘 돌게 됩니다. 

 

 

 

처음 접해보는 바코드 인식형 설문조사. 결과도 한참 후 전시 끄트머리에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신선했습니다.

 

의외로 결과가 재밌는 설문 체험카드

전시<긴 글 주의>에는 총 다섯종류의 질문지가 적힌 체험카드가 준비되어있습니다. 저는 다섯가지인 줄 모르고 한 가지만 설문에 응했습니다.

1층 전시장 마지막 단계에서 설문의 통계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의외의 결과들도 있고 통계 기준으로 계속 소수자(아날로그인..)에 속하는 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던 재밌는 계기가 됐습니다. (굳이 영상으로 확인하지 않았어도 기계에 바코드를 인식하는 설문 참여 과정 자체에서 매우 버벅이면서(키오스크보다 더 버벅임) 나는 아직 문자 세대가 확실하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습니다ㅠ)

 

 

 

암각화(바위그림)

문자가 발명되기 전인 선사시대에는 그림으로 기록을 했습니다. 울산 울주군의 천전리, 대곡리에서 발견된 바위그림에는 사람, 동물, 기하학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토테미즘 신앙을 표현한 것으로 추측되는 이 ‘귀여운 낙서(?)’들이 실물로 재현되어있는데 울퉁불퉁 실제 바위의 촉감을 손으로 직접 만져가며 느낄 수 있어서 더 실감이 났습니다. 새겨진 그림들이 볼수록 현대의 추상화 같기도 하고, 생각보다 멋스러웠습니다.

 

 

 

중고등학교 채팅할 때 많이 쓰던 문장부호 이모티콘들ㅎ

& 얼마전 읽은 허먼 멜빌의 대표작<모비딕>을 이모티콘으로만 옮겨놓은 이모지 소설. 뭔가 완전히 새로운 느낌였습니다.

루마니아의 취객주의 표지판과 미국의 떨어지는 소 주의 표지판.

당장은 신기하지만 얼마나 많이 발생하면 만들었을까 생각하니 웃퍼지네요..

 

픽토그램(그림문자)과 이모티콘(그림말)

픽토그램이 그림으로 표현된 ‘문자’라는 것을 전시를 보며 오랜만에 기억해냈습니다. 사물, 시설, 행동 등에 대해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상징적인 그림으로 나타낸 픽토그램은 경우에 따라 글자보다 빠르게 정보 전달을 하는데(특히 교통관련 주의 표지판) 비상구, 교통표지, 공항의 일반적인 것들 외에도 각 나라의 특이한 픽토그램과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생겨난 픽토그램까지 총망라해 구경할 수 있던 흥미로운 테마였습니다.

 

글로 전하기 힘든 느낌을 전달하기 좋은 이모티콘의 유래와 변천사도 함께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쓸 경우 곧 바로 ‘라떼’연령 인증하게 되는 1세대 문자 이모티콘들을 보며 잠시 이십대 추억에 젖었습니다. 문자 한통을 보내도 액정 한가득 정신사나운 기호 이모티콘들로 채웠던 젊은 시절과 달리 하루에 한번 이모티콘 쓸까말까한(왜이리 오글대는지) 다소 건조해진(?) 지금 내 모습이 참 많이 대비되었습니다.

 

 

 

초딩 때 친구들끼리 편지쓸 때 내 트레이드마크였던 낙서.. 오랫만에 그리니 어색어색 

 

그냥 지나갈 수 없는 체험코너

- ‘짤’ 낙서 & 힙한 ‘요즘 스탬프’

벽에 걸린 거울 낙서판에 저도 하나 남기고 왔습니다. 스탬프도 찍어봤습니다. 보드마카펜이나 도장 모두 퀄리티가 옛날 것들과는 천지차이였습니다. 얼마 전 성수동 팬시샵에서 구경한 비싼 스템프들도 그렇고, 그 옛날 ‘참잘했어요’도장이나 ‘최우수’와 ‘우수’가 적힌 별도장과 비교되는 각양각색 다양한 요즘 도장들을 보며 또 한번 격세지감을 느꼈습니다. 별거 아닐 수 있지만 나이들어 하니까(?) 더 재미가 있었습니다. 다이어리 꾸미는 스탬프(다꾸스탬프)가 엠지들 사이에서 핫한가 본데 다시 성수동 가서 몇 개 장만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인포그래픽과 카드뉴스,

인스타와 유튜브

그냥 전시를 보러왔을 뿐인데 보다보니 내가 얼마나 다양한 매체 가운데 뒤쳐진(?)인간인지를 뒤돌아보게 됐습니다.

한 코너에서 요즘 현대인들의 정보 취득 및 창작 방식에 대해 ‘박물관 홍보담당자의 하루’를 통해 재현하고 있었는데 저는 그것들 중 단 하나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블로그는 하니 그나마 다행)

평소 인스타, 유튜브도 보지 않는 비문명인이지만 어쨌든 어떤 매체로 창작을 하든 콘텐츠 기획의 기초가 아직은 글쓰기라는 것이 참 다행으로 여겨졌습니다.

 

 

 

아이들이 남긴 글부터 외국인 방문객들의 생각까지 다양한 답변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대체로 문자는 앞으로도 없어지지 않고 중요하게 쓰여질 것이라는 의견들이 많았습니다. (한글 만만세도 많이 보임..)

문자의 미래는?

- 자기 생각 남겨보기 & 은근히 결과가 궁금해지는 설문 퀘스천들

문자의 미래가 어떻게 될 거냐니, 제가 봤을 땐 이 논제 자체가 좀 억지스럽긴 합니다. 저는 시대가 변화해도 인간의 소통이 계속되는 한 문자의 영역이 축소되거나 사라질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당연한 걸 왜 궁금해할까 생각한다면 꼰대인거겠죠..)

제 생각은 둘째치고 다른 사람들이 손으로 써서 남긴 답변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이런 거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글씨 잘 쓰는 분들 생각보다 많더라구요..(저는 꾹꾹 성의있게 써도 날림체)

 

그리고 대망의(!) 체험카드 결과가 영상으로 나오고 있었습니다. 막상 보고나니 제가 못봤던 질문들 때문인가 더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의외의 결과는 ‘당신은 어떤 소통방식이 더 편안한가요?’ 와 ‘이 전시를 본 사람들의 선택은?’ 이었습니다.

 

분절된 사람의 말소리, 음악, 알 수 없는 각종 소리들..

2층계단 위에서 전체모습을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있는 바벨탑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본 후 지하1층 상설전시로 관람을 이어갔습니다.

 

 

1층만 봤는데도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지하1층 상설전시랑 2층 야외전시는 아직 보지도 못했는데 말이죠;;

그래서 사진을 추리고 추리고 설명도 추려냈는데 요번 전시명처럼 진정 ‘긴 글 주의’ 포스팅이 되고 말았습니다

항상 느끼지만 저는 블로거를 계속 하기에는 시간과 에너지 출혈이 너무 큰(비효율적인..) 인간인 것 같습니다ㅠ

그래도 뭐 모든 기록이 즐겁고 즐거워서 집요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상설전시와 야외전시는 바로 다음 포스팅으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송도국제글자박물관
특별전시 <긴 글 주의>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세가지 팁!


1.만질 것은 만지고 누를 것은 다 누르면서 관람하기
(예: 선사시대 바위그림 모형 만져보기, 터치스크린 위에 재현한 ‘노란빛’ 동물 그림 다 눌러보기) 

2.내 흔적 남기고 오기 + 내 흔적 가져오기
(예: ‘문자의 미래’에 질문에 대한 개인 답변 메모지 걸고 오기, 비치된 픽토그램 스탬프로 소장용 엽서 예쁘게 꾸며서 가져오기)

3.마련된 체험카드 참여하고 1층 전시장 마지막 단계에서 설문 결과 영상보기
(예: 체험카드 바코드 인식기에 질문이 적힌 바코드를 인식시키고 왼쪽 또는 오른쪽의 대답버튼을 눌러 자기 생각 표현하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