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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풍부의 추월차선

[책]<마음의 병에 걸리는 아이들>4명중1명, 암처럼 흔한 정신질환/우울증,불안장애,조현병..정신질환에 대한 낙인 벗기기/마음이 나약해서 걸리는 병이 아니다

by 돌냥 2023.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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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어야 할 가치

30년 이상 정신과의사로서 일해온 저자는 정신 질환을 둘러싼 대중의 흔한 오해와 낙인을 불식시키고 환자에 대한 실제적인 지원을 돕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저자는 ‘머나먼 병’인 정신질환에 대해 일반인들도 객관적 입장에서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준다. 동시에 특수한 사람만이 걸린다는 고정관념이 거꾸로 사람들의 정신적 안녕을 위협할 수 있음을 각성시키며, 나와 가까운 사람이 정신질환에 걸렸을 때 ‘주변인들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하여 부모, 선생, 친구의 위치에서 도울 수 있는 구체적 방법들을 제시한다.

정신질환의 호발연령은 15세에서 35세 사이 젊은층으로, 그들 인생의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초기 단계에 병을 발견하고 치료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정신질환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아는 것이다. 저자는 같은 뜻을 지닌 정신과의사 동료들과 함께 아이들이 학교에서 평등하게 정신질환에 대해 배울 수 있도록 문부과학성에 의견을 개진했고 2022년 4월 마침내 고등학교 ‘보건/체육’과목에서 정신질환을 가르치게 되는 진전을 이뤘다. 저자는 이처럼 근본적 정신 질환의 치료에는 제도와 교육을 포함한 사회 전체의 공감적이고 이해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주장한다.

 

 

자살 증가의 배경은 마음의 병이다

일본의 초중고등학생 자살자수는 2016년 289명에서 코로나가 시작된 2020년 499명(500명이 훨씬 넘을 것 같지만)으로 급속히 늘어났다. 자살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아동 수 자체는 매년 줄고 있으니 어린이와 청소년의 자살률이 명백히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젊은 세대 사망원인에서 자살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도 특징이다.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과도한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문부성의 문제행동 및 등교거부 학생 지도문제에 관한 조사 결과(2019년)만 봐도 자살의 원인을 정신장애로 파악하는 경우는 중학교 8.8퍼센트, 고등학교 9.5퍼센트였다. 중고등학생 자살에 정신질환 관련 경우가 10퍼센트에 이른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정신질환 치료가 늦어지는 이유

1.감기처럼 겉으로 알아차리기 힘든 외적 증상

외래로 온 초진 환자를 진찰해보면 이미 상당히 오래전부터 증상을 느끼고 있던 경우가 많다. 정신질환 발병 후 진료를 받기까지의 기간을 DUP(Duration of Untreated Psychosis 정신병 미치료 기간)이라고 하는데 좀처럼 치료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다. 젊은 세대에서 발병하기 쉬운 대표적 질병인 조현병의 DUP는 중앙치가 5~6개월이다. DUP는 확실한 증상이 나타나 병에 걸렸음을 자각한 시기부터 계산하지만 사실 그전부터 불면이나 초조함 등 작은 증상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상당히 긴 기간에 걸쳐 치료를 받지 않는 채 병을 방치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콧물이나 기침, 고열이 나면 안정을 취하거나 병원을 찾는다. 감기의 증상은 널리 알려져 있으며 다들 경험해보았으니 증상이 나타났을 때 쉽게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정신질환 증상은 알아차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전혀 눈치챌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스스로도 어쩐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고 주변 사람들 역시 평소와 다르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정신질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이상 증상을 정신질환과 결부하지 못한다.

2.사람들의 편견

아직도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정신질환을 두고 마음이 약한 탓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음에도 한 번 걸리면 평생 고칠 수 없다며 두려워하는 삶도 적지 않다.

‘그런 성가신 병에 걸리면 큰일이다’ ‘내가 그런 병에 걸릴 리 없어’라는 식으로 생각하고 싶어한다.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으면 병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진단받는 것이 두렵다. 병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해서 생기는 편견이 병원으로 가는 발걸음을 막는 것이다.이런 편견이 있다면 다행히 증상을 깨달았다 하더라도 조기 치료로 이어지지 않는다. 치료를 받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 병은 더욱 낫기 어려워진다.

 

오해 받는 정신 질환

오해1. 정신질환은 주로 나이든 성인이 걸린다

정신 질환은 주로 15세에서 35세 사이의 사람들에게 만연해 있으며 그들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들의 약 절반이 14세 이전에 증상이 발생했고, 70%는 25세 이전에 증상이 발생했다. 조현병은 일반적으로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사이에 나타나며, 80%는 30세 이전에 증상이 발생한다. 공황 장애, 강박 장애, 사회 불안 장애, 양극성 장애, 섭식 장애 및 불안 장애와 같은 다른 장애들 또한 청소년기와 성인 초기에 흔하다. 우울증은 세대에 걸쳐 발생하지만 50세 미만의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흔하다.

 

오해2. 정신질환은 특이한 이력을 가진 특정인이 걸린다

정신질환은 특정 개인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1999년 약 204만 명이던 환자 수가 2017년 약 419만 명으로 증가했다. 우울증, 불안장애, 조현병 등의 질환이 흔하며, 치료를 중단한 사람을 고려하면 실제 환자 수는 더 많다. 국제 연구에서는 일본인의 우울증 및 불안장애에 대해 평생 유병률을 25%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4명 중 1명이 평생 정신질환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타깝게도 소아정신질환에 대한 조사가 충분하지 않아 효과적인 예방 및 치료 계획의 수립을 방해하고 있다.

 

오해3. 정신질환은 정신이 나약한 사람이 걸린다

정신질환은 겉으로 보기에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신 질환은 개인의 정신적인 힘이나 약점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들의 인지된 회복 탄력성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것이 개인적인 약점을 반영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것은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대중의 오해를 없애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오해4.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위험하다

일부 정신 질환이 고조된 감정 또는 갑작스러운 분노의 증상을 나타낼 수 있지만, 효과적인 약물을 포함한 치료의 발전은 상당히 개선된 결과를 가져왔다. 정신 질환에서 회복하는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상태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가 깊다는 것을 발견한다. 정신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선천적으로 위험하다는 잘못된 생각을 불식시키고 사회적 편견에 도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오해5. 정신질환은 치료가 불가능하다

정신 질환의 회복은 가능하다. 다만 조기 개입이 핵심이며, 정신 건강에 대한 인식과 지식을 높이는 것이 시기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 회복 과정에서 친구와 가족의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

 

정신질환, 이제 더는 '특이한 병' 이 아니다.

암처럼 일반적인 병이다

부모는 보통 아이가 열이 나거나 아파하고 상태가 안 좋은 것 같으면 병원에 데려간다. 하지만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자신의 아이가 ‘그런 병’에 걸렸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친구나 학교 선생님도 정신질환 앞에서는 “병원에 한 번 가봐”라고 다른 병을 대하듯 가볍게 말하지 못한다. 머리로는 편견이나 차별이 나쁘다고 생각하고 자기는 그렇지 않다고 믿는 사람들도 실제로는 어느 정도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암’은 사실 청소년들과는 크게 관계없는 질병이다. 하지만 2명 중 1명이 암에 걸리는 시대를 살아가려면 그에 관한 지식이 반드시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정신질환처럼 청년층이 잘 걸리는 병 역시 암을 공부하듯 기본적인 지식으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

최근 우울증, 적응장애등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어린이는 물론 직장에서도 스트레스체크 제도가 도입되는 등 정신질환은 더 이상 남의 일이라고 할 수 없다. 

정신질환의 대부분은 20대 전반 이전에 발병하므로 사회인이 된 다음 정신질환을 배우면 늦을 수 있다. 학교 교육 과정에서 정신질환에 대한 지식을 알아두면 10대나 20대에 발병했을 때 스스로 징후를 알아차릴 수 있다. 친구 등 주변 사람들이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일 때도 먼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교사나 양육자의 의식도 바뀌어 학생들의 변화나 고민을 더 알아차리기 쉬워질 것이다.

 

공교육 기관인 학교를 통해 정신질환은 특이한 병이 아니다라는 인식이 널리 퍼진다면 정신과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도 줄어 조기치료를 기대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인터넷 등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때이지만 ‘살아가며 꼭 알아야 할 것’은 공평하게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대부분 발병원인이 ‘분명치 않다’

정보 전달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 성격, 성장환경, 현재환경, 생활습관,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 부족,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이 또한 다수 존재하는 여러 요인들 중의 ‘일부분’에 불과할 뿐이다.

그럼에도 가까운 어른이 정신질환에 걸린 아이에게 “마음이 약해서 정신병에 걸린거야”라고 질책하거나 “정신을 단련해라”“약 같은 걸 먹으면 안 돼”같은 말로 잘못된 격려를 하는 경우가 있다.(대부분이다)

스트레스에 대한 내성이 약한 것도 정신질환의 원인 중 하나이지만 그 말이 곧 마음이 약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근성으로는 병을 고칠 수 없다. 정신질환에 대해 배울 때는 마음의 작용을 현대 과학의 성과를 통해 이해하려는 자세도 함께 배워야 한다.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이유

정신질환도 암과 마찬가지로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시기가 치유 난이도를 좌우한다. 조현증에 의한 뇌의 변화는 발병 후 2~5년 사이에 진행된다. 발병하면 가능한 빨리, 늦어도 3년 안에는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뇌의 기질적인 변화’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도 마찬가지로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병의 징후를 알아차리면 주저하지 말고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조현증이라면 환각이나 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우울증의 경우 기분이 가라앉고 무엇을 해도 즐겁지 않은 날이 이어진다. 증상은 병에 걸린 뒤 나타난다. 사실 증상을 보이기 전 ‘병의 전조’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자주 보이는 증상으로 ‘불면‘’식욕부진‘’기분침체‘(우울상태)’불안과 초조함‘’집중력 저하‘를 들 수 있다. 건강한 사람도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증상이나 몇 주씩 이어지지는 않는다.

 

 

정말 고칠 수 있을까?

개인차가 있지만 정신질환에서 회복하려면 통상적으로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순조롭게 꾸준히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상태가 좋은 날이 이어지다가 조금 후퇴하는 식으로 증상이 물결치듯 일보 전진과 일보 후퇴를 반복하며 서서히 나아지는 것이다. 상태가 좋은 날이 이어져서 스스로 다 나았다고 판단 내린 다음 무리하거나 약을 끊으면 악화되어 회복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초조해하지 말고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가족과 선생님, 친구 등 주변인들의 이해도 빼놓을 수 없이 중요하다. 따듯하게 지켜보며 도움이 필요할 때 손길을 내미는 주변 사람들의 존재가 회복으로 가는 원동력이 된다.

정신질환은 재발하는 예가 많다. 그래서 치유라는 표현도 잘 쓰지 않는다. 대신 증상이 사라졌음을 의미하는 완화라는 용어를 쓴다. 증상이 있더라도 집안일이나 업무가 가능해지거나 자립해서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는 면에서 보면 충분히 자기 나름의 회복(퍼스널 리커버리)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할 수 있다.

정신질환의 치료 목적은 이처럼 회복으로 향하는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스스로 회복하고 있다고 실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호자(부모)의 입장에서:
자식의 자살을 막기 위해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
어릴 때부터 자신을 긍정하는 다양한 메시지를 갖가지 상황에서 적절히 전달받으며 자란 아이는 자아존중감이 강합니다.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해도 “너희는 바보야. 내 가치를 모르다니!”라고 되받아칠 수 있는 아이도 있다. 자아존중감은 오랜 시간에 걸쳐 자라난다 병에 걸려서 우울함때문에 사라지고 싶다고 생각할 때 갑자기 만들어주려고 해도 쉽지 않다. 그럴 때는 아무 이유도 붙이지 말고 그저 너는 가치 있는 존재라는 메시지를 보내주어야 한다.

 
교사의 입장에서:
학생의 자살을 막기 위해 교사로서 할 수 있는 일
규범에 맞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기에서 벗어난 아이들은 사는 것이 녹록하지 않다. 지금은 다양성이라는 말이 널리 인식되고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달라도 괜찮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소중한 존재’라고 자신있게 말해주길 바란다. 남과 다른 자신을 비하하며 감출 필요도 없고 모두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학생들에게 전해준다. “다양한 길이 있어” “꼭 무언가가 되어서 어딘가에 도착해야 하는 건 아니야, 과정이 중요해“라고 부드럽게 격려하는 방법도 좋다.

 

 

 

요점:

일본 사회의 (여전히) 심각한 과제인 자살의 배경에는 우울증을 비롯한 정신질환이 존재한다

앞으로 시대는 정신질환의 우선도가 높아진다. 정신질환은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가능한 조기 발견, 그리고 전문가에 의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단순히 증상에 대한 치료 뿐 아니라 정신질환에 대한 올바른 지식의 보현화, 정신질환을 받아들이고 마주해야 사회의 포용적 태도가 핵심이다.

발발 주연령인 10대-20대의 정신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널리 퍼져야 하고, 전문가를 통해 상담 및 조기치료를 받기 쉬운 사회환경을 갖추고 환자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가야 한다.

또한 우울증, 불안 장애, 그리고 조현병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들이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는 것보다 현실 속에서 훨씬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을 주지하고 스스로도 관심을 갖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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