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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풍부의 추월차선

[책]<일하지 않는 사람들 일할 수 없는 사람들>니트족의 참된 이해 (리뷰1)

by 돌냥 2023.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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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05년에 출간되었으며 현재는 품절 상태다

1943년생의 저자는 은둔형 외톨이, 니트족의 새출발을 돕기 위한 NPO 법인 <뉴스타트>를 설립해 대표를 맡고 있다

약 20년전 쓰여진 책이고 일본인이 쓴 일본의 사회문제와 대책을 다루고 있지만 내용의 본질만 본다면 이러한 시간과 공간의 차이는 현재 한국 상황에서 오히려 딱 맞아떨어진다

이 책이 쓰여진 당시 일본의 실정은 이미 한국에 도래해있거나 앞으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시간차 없는 한국의 '현재 이야기'

책을 냈을 때 61세였던 저자는 한국의 시대상황에 적용하면 1960년대 후반 또는 70년대 태생으로 볼 수 있으며 당시 30대였던 일본 청년들은(1970년대 태생)으로 현재 한국의 1980-90년대 태생으로 해석하면 얼추 시대상이 비슷해지는 것 같다(72년생 마츠다부장에게서 80년대 생인 내가 또래감이 느껴진 이유)

 

40년대생인 저자의 부모는 못해도 1910-20년대 태생일테니, 명명백백 일제강점기에 청장년 시기를 보낸 이들이다

저자의 나이대를 생각하다가 느닷없이 코로나 전에 갔던 오사카 여행에서 료칸의 주인이 한국인 여행객들을 두고 ‘조센징’이라고 아무 거리낌없이 부르던 순간이 생각났다 그 노인의 나이대를 어림짐작해보면 그에게는 그것이 더 익숙한 단어였던 것이다(절대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일본에는 조센징 단어가 더 익숙할 수 있는 노인들이 일부 살아있다는 것 뿐)

 

여튼 우연히 접하게 된 이 책을 읽으면서 히키코모리든, 캥거루족이든 한국에서는 단지 이들을 ‘낙오된 소수자그룹’ 그 이상 이하로 보지 않는 몰이해와 편견만 존재할 뿐 근본적인 의미 파악과 해결 방안은 한참 뒤쳐져 있다는 생각에 한동안 착잡해졌다

일본 침체 이후의 대체품 수준 느낌을 지울 수 없는 ‘K-컬쳐(홍콩과 일본이 그랬듯 어느 순간에 물갈이 될 진 시간문제 같지만)’가 이제라도 세계에서 반향을 일으키는 것은 다행인 일일 수 있겠지만, 인정하든 하지않든 경제급성장 이후의 각종 사회 병리현상이나 성숙도 부분에서 ‘철두철미한 롤모델 일본(적어도 우리 부모세대부터 내 태생까지는 알고 있을 것이다 모든 설계, 산업, 인프라 전반 1부터 10까지 일본에서 갖다 베끼지 않은 구석이 없다는 걸)’보다 한국은 아직까지도 약 30년 뒤쳐져 있는 것이 현실인 것 같다

 

 

일본이 원조가 아니었다

일본이 원조라고 알고 있던 ‘니트족’은 알고보면 90년대 영국에서 청년 실업의 심각화로 인해 생겨난 것으로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교육, 고용, 직업 훈련에 참여하지 않는)의 첫 글자로 만들어진 단어

그리고 그 이전 80년대부터 이미 유럽에서는 청년 실업이 정부가 책임져야할 사회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었고, 젊은이 개인이나 가족의 책임인냥 방치되어온 ‘우리’(책에서는 일본을 뜻하지만, 한국에도 역시 그대로 적용된다)와는 인식과 반응면에서 모두 크게 다르다

 

'니트족'이 교육이나 고용과 같은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을 의미한다면 '히키코모리'는 외부 활동과 인간관계에서 고립되어 있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두 개념은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사회와의 관계 정도와 취약성에 따라 구분되어질 수 있다

최초 유럽 지역을 제외하고도 미국, 일본, 중국 등 대도시가 있는 지역과 경제 불황, 청년실업, 사회적 스트레스가 심한 곳에서는 히키코모리와 니트족이 흔하게 발생했다

그 중에서도 일본의 경우는 우리나라에서 사회, 경제적 전철을 거의 그대로 밟아온 만큼 발생 원인과 외적 증상이 상당히 흡사하기에 일본과 한국의 히키코모리, 니트족은 따로 떨어뜨려 분석하기 힘든 것이 사실인 것 같다

 

니트족과 히키코모리에 대해 한국에서는 마치 인구통계조사처럼 살피고 지나갈 뿐, 저자만큼이나 그 원인이나 실질적인 대책에 대해 진지하게 연구하고 실행한 개인이나 단체의 유례가 있나 싶다 그리고 실제 자료를 찾아보니 딱히 없었다

하긴 집값문제 만큼이나 거의 모든 정부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가 실업문제다 알고보면 실업률과 긴밀하게 연결된 니트족, 히키코모리 문제에 대한 학문적 연구가 부재한다는 건 일단은 이 둘은 최대한 개인적 책임으로 돌리고 건드리지 말고 덮어놓는 한국사회의 분위기를 반증하는 걸까.

이제는 절판된 책이지만 모든 예화와 분석들이 한국에 그대로 적용해도 지나치지 않을만큼 매우 유사하다

30여년 전 자료라 하더라도 앞서간 사회문제에 대한 앞선 답안들이라고 생각하고 나름 구구절절 열심히 읽어보았다 

 

 

융통성이 결여된 성실함

선량하고 성실한 모범적인 부모 밑의 성실한 아이들 중에 생각보다 히키코모리가 많다

오로지 좋은 학교와 좋은 회사를 향한 부모의 직선적이고 ‘융통성이 없는 성실함’이 무의식적으로 아이를 궁지로 내몰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다른 삶의 방식에 대해서는 부모와 아이 모두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자녀가 니트족이나 은둔형 외톨이가 되면 대부분 부모는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 그 사실을 숨기려 한다 그렇게 가족 전체가 사회로부터 도피하게 된다

‘하고 싶은 것이 없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며 무턱대고 자주성을 강조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좋아하는 일’이나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은 어른들조차 간단하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것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소수에 지나지 않으며, 부모 자신도 그런 인생을 보내고 있지 않다 부모가 말하는 것과 하는 행동이 다르다는 사실은 철이 든 아이라면 쉽게 알 수 있다

대부분이 회사원인 부모들 역시 좋아하는 일을 찾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좋아하는 대로 살고 있는 지인이나 친구도 없다

(회사원이 아니라해도 좋아하는 일로 벌이를 하며 가족을 부양하는 부모는 거의, 없다) 스스로 구체적인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네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해라’라는 부모의 관용은 자녀에게 설득력이 없고 오히려 혼란스럽게 만든다 ‘똑똑한 부모에 비해 바보 같은 자신’이라는 열등감과 궁지에 빠지게 만드는 것이다

니트족이나 은둔형 외톨이 사람들이 결함투성인가 하면 그렇지도 않다 오히려 고집스러울 정도의 성실함 뒤에는 너무도 순수한 면과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 돈으로 대신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강하게 원하는 마음이 있다.

 

 

누구나 니트족이 될 수 있다

유럽에서 파생된 본래 니트족 의미와 달리 일본에서는 전통적으로 15세부터 34세까지 ‘순수한 무직자’만을 니트족이라고 불러왔다

그러나 사회환경이 점점 대학 졸업 후 취직을 하더라도 열악한 직장 환경을 참지 못하고 퇴직하며 니트족이 되는 젊은이들이 늘어났다 즉 회사를 그만두고 니트족이 되는 ‘퇴직형 니트족’과 아르바이트만 계속해오다가 니트족이 된 ‘아르바이트형 니트족’이 유형이 급증한 것이다

 

놀랍게도 저자 역시 15년 가까이 무직자, 즉 중년 니트족이었다(43년생인데..놀랍다) 와세다 명문대를 들어간 후 입시학원을 차렸는데 지방도시에서 약 3,000명까지 학원생을 운영했다고 한다 4차까지 술을 마시고 외상을 무시로 하며 흥청망청한 삶을 살다가 35세에 ‘은거인’이라는 명함을 파고 치바현으로 가서 새 삶을 시작했다 그렇게 50세까지 단 한번도 취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51세가 되는 해에 등교거부를 하는 아이들을 이탈리아 토스카나주의 농장으로 보내 갱생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뉴스타트사무국’을 설립했고 현재까지도 니트족 젊은이들을 지속적으로 돕고있다

저자는 앞으로는 시대적으로 샐러리맨이나 정사원이 아닌 사람이 점점 늘어날 거라고 예언했는데, 책이 쓰여진 후 이십년 세월이 흐르면서 일본에서나 한국에서나 모두 실제 적중한 사실이 되었다는 게 새삼 놀랍다

 

 

'자기 모색'에 대한 피로감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나는 도대체 무엇일까?

은둔형 외톨이 아이들은 방 안에 틀어박혀 끊임없이 자문자답하며 '자기 모색'에 대한 피로감을 느낀다

생각하고 생각하다 결국엔 지쳐버린다 집에서 거의 나가지도 않으면서 이미 몇 번의 인생을 살아버린 것처럼 기력이 소모된다 그런 아이들이 최근 들어 상당히 많은 수를 차지한다

그들은 심각한 경험부족이 있지만 혼자만의 생각으로 이어지는 시뮬레이션 때문에 사고는 겉돌 수밖에 없다

자기 몸을 실제로 움직여보며 그때마다 겪는 실패를 통해 배워나간다는 경험이 빠져있는 것이다 

 

 

시행착오(Try And Error)가 없다

저자는 요새 젊은이들에게는 시행착오를 겪으려는 발상이 없어서 문제라고 했다 그런데 저자가 하나 간과한 것이 있다

저자를 아무리 한국의 60년대 후반, 70년대생으로 간주한다해도 갈수록 유년기부터 일찌감치 심화되는 비교 경쟁과 상대적 박탈감,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부모의 잦은 책망, 그러다보니 작은 것 하나조차 좌절하거나 실패하고 싶어하지 않는 조바심. 이런 것들을 고려하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전반적으로 시행착오의 경험 자체를 피하려는 경향이 예전보다 심해진 것은 사실이다 이것은 어릴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는 것 같지만 가정안에서 작은 가사일조차 스스로 분담하지 않게 하고 결국은 뭐가됐든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환경을 부모가 마음대로 만든 탓이 크다

 

그 결과 아이는 학교성적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헛된 자만심을 점점 키우게 된다 아이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키우지 못한 채 머릿 속으만 자기모색을 되풀이하게 된다 그리고 점점 일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일본이 이럴진대, 무슨 분야가 되었든 어려서부터 '빌드업'이라는 기간과 여유를 결코 용납(인내가 아니라 '용납'자체를)해주지 못하는 한국에서는 상황이 얼마나 더 심할까?)

 

 

'일할 의욕이 없는 젊은이'론에 대한 오해

니트족들과의 대화에서 저자가 발견한 것은 '물욕의 부재'다

일본에서는 당시의 30세 전후(그러니까 일본의 1970년대 초반태생 이후)아래 세대에서 출세욕이나 물욕은 감소 경향을 띤다는 설이 존재한다 저자의 나이세대까지만 해도 차를 사기 위해 수백만엔(수천만원), 도쿄외곽에라도 집 한채를 사기위해 수천만엔(수억원)을 벌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지만 그 자식들은 부모의 물욕을 천하다고 여기며 연봉 천만엔을 벌기위해 모든 시간을 희생하면서 소처럼 일만하는 삶을 살려고 하지 않는다 이 니트족들은 돈벌이만을 위한 직장에서 헛된 보람을 느낀다 다시 일을 하게 된 니트족 중에는 일에 대한 목적의식이 명확한 젊은이들이 많다

 

그들은 결코 일할 의욕이 없는 나약한 사람들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은 일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일할 수 없는 것이다 주요원인 중 하나는 대졸차 취업률의 저하이다 대졸자도 정사원이 되기 어려운 시기에 중퇴 또는 은둔 경험까지 있다면 사회적 분위기에 의해 취업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기게 된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매우 현실적인 사고방식이다

다른 원인 하나는 젊은이 자신의 의욕이라는 내면적 요인이다 부모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고지식하고 초조한 마음에 닥치는 대로 일을 시작해보지만 그럴수록 제대로 일을 할 수 없게 된다

 

물론 일에 대한 보람이나 희망을 찾을 수 없어도 매일 늦은 밤까지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런 사람들과 비교하면 니트족이나 은둔형 외톨이는 나약하다고 비판하는 사람들 마음도 이해한다 그러나 그러한 직업관이나 인생은 행복한 것일까? 자기 자식에게도 자신과 같은 직업관이나 인생을 밟게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어른들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

저자가 책을 쓰던 당시 일본에서는 대기업에서 간부가 사회적 부정이나 위법을 저지르는 스캔들이 터져나왔고, 개인보다 기업유지 자체를 위한 범법들이 계속 발생했다 저자는 이런 가운데 '일하지 않으면 먹지도 말라'는 노동 윤리가 어디서부터 뒤틀리고 있다고 항변한다 전쟁 후 고도 경제성장을 거치며 우리 어른들의 직업의식은 오로지 물욕 위주로 어딘가 비뚤어져 있다는 것이다

(일단 우리 부모세대를 보자면, 개인적으로는 그들의 70퍼센트는 지금 기준으로 철창을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굳이 사기꾼까진 아니라해도 베이비부머세대들의 상식과 원칙은 현재 기준에서 벗어나있는게 많으며 일부 분들은 여전히 시대흐름을 따르지 않고, 물론 운좋게도 범법자로도 들키지 않은 채, 그들만의 약간은 많이 부조리하고 타인과 공공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살아가시고 있다..

 

 

그냥 보통사람으로 즐겁게 살아가면 된다

저자는 좀처럼 '일할 수 없는'니트족들에게 '보통 사람으로 즐겁게 살아가면 된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한다

저자가 느끼기에 2000년대 초반의 당시 일본 사회는 좋은 면에서도 나쁜면에서도 목적없는 상승지향성이 강하다(자랑욕, 과시욕이 죽을려면 아직 먼 2023년의 한국 역시 아직까지 그렇다. 일본도 그랬었다는게 새삼 신기할 뿐) 경제면에서 급속 경제성장에 대한 환상이 깊숙이 박혀있고(1989년부터 바람이 빠지기 시작한 거에 비하면 환상 후유증이 상당히 오래간다..어쨌거나 우리와는 달리 경제만으로 세계1위를 찍어본 일본 아닌가. 큰 나락을 봤다해도 과거에 사로잡혀 사는게 이상한 일도 아닌 듯 싶다) 학교교육, 가정교육 모두 좋은 성적이나 레벨높은 학교, 대기업 인사 위주의 인식이 아직 강하다 그런 상승 지향성을 부정하기 위해서, 보통사람으로 즐겁게 살아가면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자립할 필요는 없다, 타인과 서로 의지해 살아라, 인생에 목적은 필요없다 보통사람으로 즐겁게 살아라 저자는 이렇게 집요하게 되풀히하며 젊은이들의 융통성없이 경직된 사고방식을 완화시키려고 한다

대부분 니트족들은 자신이 같은 세대 평균보다 훨씬 더 열등하가고 생각한다 그러나 원래부터 그 '평균'이라는 기준은 부모세대가 지니고 있는 가치관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너무나 높은 것이다 연봉 천만엔(대기업 아니고 보통 회사원 연봉이...)을 받는 샐러리맨으로 도쿄 외곽에 집 한채를 사서 자식 둘을 대학 졸업할 때까지 뒷바라지 하는 것이 과거 일본사회의 일반적 '평균'이다 그러니 니트족들에게 있어서 '보통 사람'이 되는 것도 꽤 힘든 일이다 그들에게 보통 사람의 허들을 좀 더 낮춰 줄 필요가 있다 50퍼센트는 부모로부터 자립하고 50퍼센트는 부모에게 의지해도 괜찮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장기간 집에만 있거나 타인과의 인간관계에 서툴러 일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니트족들은 사회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자신에 비해 능력이 뛰어나다는 '환상'을 가지기 쉽다

니트족들은 집에 틀어박혀 세상과 접촉하지 않기 때문에 매우 순수하고 '닳지' 않았다 인간관계를 구축하거나 조직에 적응해가는 사회능력은 바꿔말하면 '닳은' 것이이 때문이다

저자는 농담조로 '은둔형 외톨이나 니트족 젊은이들은 지나치게 순수하기 때문에 약간은 타락하는 편이 사회에 나가기 쉽습니다. 성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필요한 것은 조금 타락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고 한다 많은 상담을 거치며 그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니트족들의 '융통성 없는 고지식함과 성실함'을 완화시키기 위해 그 정도의 자극적 표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부모와 자녀 모두 매사 여러가지를 성실하게 배우고, 니트족이나 외톨이라는 현실을 극복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오히려 어깨에 힘을 빼고 적당히 대충 살아가며 보통 아저씨나 젊은이들과 교류하며 "뭐야, 이 정도면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거야?"라고 사실을 깨닫는다면 사회에 나가기 더 쉽다는 것이다

 

 

50퍼센트만 자립하자

저자가 대학을 졸업하던 시기에는 예비 대학 졸업생을 교육시켜 연봉 1000만엔을 지급하는 회사시스템이 존재했다 일본에서 종신고용이 사라진 후, 그런 일은 거의 드문 일이 되었다(이십년이 또 흐른 지금쯤은 아예 없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이런 상황에서 '좋은학교와 좋은회사' 라인으로부터 떨어져나온 젊은이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활력을 되찾아 연봉 1000만엔의 인생을 목표로 하자고 소리쳐봤자 헛수고다  저자는 용기를 내어 20대 젊은이의 50퍼센트는 자립할 수 없다고 말하고 다니게 됐다고 한다(이들이 바로 이후 2010년대에 20대, 30대를 보낸 '사토리(해탈) 세대'가 된다->나이만으로 따지면 일본1980-90년대생이다 우리가 최소 20년 시대 텀을 두고 있다고 볼 때, 이들은 한국나이의 2000년대-2010년대 생이 되는건가?)

부모들은 이를 비교적 순순히 들어주는데 아버지의 경우 기업구조의 변화를 매일 실감하는데다 자기 아들이 실제로 니트족이나 은둔형 외톨이가 된 현실이 맞물려 그 말의 의미를 막연하게나마 깨달았기 때문이다

 

 

입시 위주 교육과 부모의 태도 모순

다른 부분들도 거의 수긍했지만 자녀교육의 변질 부분은 특히 더 무릎을 쳤다

공부든 운동이든 하고 싶은 대로 해라는 말을 듣던 아이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되자마자 사립 중학교 입시를 위해 학원이 다니게 된다 아이에 대한 부모의 억지 이론은 매우 다양하다 좋은 학교에 가야만 장래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용산소재 석사 졸업의 짧지 않은 가방끈으로도 계약직만 다닐 수밖에 없던 친언니 역시 일고여덜살 조카들에게 벌써 이렇게 세뇌하고 있다..본인이 친히 겪었음에도..), 대학입시까지 6년간 하고 싶은대로 지낼 수 있다며 여러 구실을 만든다 그러고는 실제로는 대학입시로 줄곧 이어진 끝없는 경쟁 속으로 돌입하게 된다 아이에 대한 자신의 말과 행동이 얼마나 지리멸렬한가하는 의식은 전혀 없다 모두 아이를 위한 진심어린 애정이기 때문에 자신의 말과 행동을 의심하지 않는다 부모 자신의 '융통성없는 고지식함'때문이다(요즘엔 융통성 보다는 현실 파악, 실제 처세적 정보 부족이 아닐까 싶다 아니면 부모 자신의 자존심? 자식에게 투영하곤 한다는 그 끈질긴 대리만족욕구?) 대학입시, 의대 또는 국가고시, 취업할 때까지 그들은 요구는 끝없이 계속된다 그리고 아이를 자유롭게  놓아주는 때는 대학 졸업 직전으로 느닷없이 "네가 원하는 길을 가거라"라며 아이에게 모든 걸 맡겨 버린다 갑작스런 부모의 말에 아이는 멍해진다 지금까지 자기가 하고 싶은 것, 흥미가 있는 것을 참으며 입시 우선으로 살아왔는데 갑자기 취직 직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말을 듣는다면 아이는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부모는 자신의  모순적인 면을 자각하지 못한다 게다가 아이의 자주성을 존중하는 모범적인 부모라고 착각한다

매 순간 아이들 생각하며 자기 나름대로는 진심으로 노력할 생각였을 것이기에 자신들의 모순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 모순은 자녀 교육의 변질(변화)과 입시경쟁이 일체화되어 계속해서 되풀이 되고 있다

 

 

요약하는데도 이미 이렇게 길어지고 말았다...

불가피하게 리뷰 최초로 2편으로 포스팅을 이어가야겠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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