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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풍부의 추월차선

[책]<프랭크의 행복찾기 프로젝트>반드시 모든것을 견디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로망따위없는 '리얼'제주살이 에세이

by 돌냥 2023.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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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남편의 이야기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

프랭크는 작가의 남편이다. 작가의 남편은 일면 내 모습과 비슷하다. 매일 10시간 이상 일하며 쉬는 날조차 일하며 살고 응급실행과 지병이 날 만큼 맡겨진 일에의 책임감이 강한 것, (곧잘 오해 받곤 하는) 사람에 대한 피곤함 내지 거리감, 업무량 대비 취미가 적고 대부분 혼자 즐기는 것, 큰 번아웃 이후에 자신에게 행복을 주는 것들을 하나씩 찾아가고 있는 과정 등. 하긴 개인이든 부부든 사람의 삶은 장소를 떠나 조금씩은 비슷하다. 비슷한 이유로 힘들어지고 비슷한 이유에서 만족감을 찾는다.

 

책은 저자의 남편의 행복찾기 프로젝트를 위한 목적으로 쓰여졌지만 내용은 한 편만을 향한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부부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게 됐고, 제주도에 터를 잡고 각자의 일을 하며, 자기다움을 충족하면서도 함께하는 하나된 삶을 이루고 있는지 그 과정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일상의 작은 것부터 자신에게로 행복의 방향을 맞추어 새롭게 조절해가는 작업은 (아직도 여전히) 특히 한국에서 그리고 직장과 가족의 테두리 가운데서 더더욱 쉽지 않은 현실을 전제로 할 때, 어떤 면에서는 운이 좋고(저자 부부에게 반대하지 않는 좋은 가족들), 어떤 면에서는 부부 모두 함께하는 삶을 주체적으로 개척하는 모습(둘 다 외지인임에도 수년째 제주도에 뿌리내리고 있는)들이 내 지난 삶을 보는 것처럼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새로웠다.

 


[행복 연습하기 #1]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세 가지.
책을 읽고 있는 순간.
산책 또는 여행에서 사진 찍고 싶은 장면을 담는 것
블로그를 쓰는 것
요가에 몰입하는 순간

- 책의 중간중간 나의 행복을 찾도록 도와주는 질문들을 나온다. 질문은 간단하고 부담스럽지 않지만 평소엔 잘 생각해보지는 않는 것들이다. 스스로 답해보며 나에 대한 탐색을 하기 좋은, 짧고도 효과있는 '행복 연습'이다.

 

'행복'은 가장 나답고 편안한 삶의 방식을 찾을 때부터 시작된다

행복은 ‘현재라는 시간’속에서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찰나의 감정 상태일 뿐 인간에게 절대적 기준에서 행복의 상태 지속은 알고 보면 존재하지 않는다고들 말한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지금보다 더행복해지기 위해 부단한 시도들을 하며 살아간다. 단순히 맛있는 것을 먹거나 사고 싶은 것을 샀을 때의 즉흥적인 만족감, 긍정적인 감정 역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일 수 있다.

 

특히 개인적 성장, 가치와 목표가 실현되게 하기 위한 것일 경우 행복은 한 번에 달성되거나 사라지지 않으며 시간과 함께 변화하고 발전하는 좀 더 깊고 지속적인 상태가 된다. 과정에 크고 작은 시행착오와 지연, 혼란과 장애물 등이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큰 행복을 지향해 가는 카테코리 안에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전제가 된다.  

 

행복에 대한 이 두 가지 접근법은 우리에게 모두 필요하며 하나가 다른 것보다 '더 나은' 것이라고 말할 수 없다. 우리의 일상은 '단순하고 즉흥적인 행복'과 '의미있고 지속적인 행복' 모두를 경험하고 추구하고자 할 때 인생을 한 편으로만 왜곡하지 않고 더 다양하고 풍부하고 균형잡힌 만족감으로 채워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프랭크의 행복찾기는 생존에 대한 책임감과 지속적인 행복 추구 사이에 놓인 구도자적인 길에서의 도전, 인내, 개인적 깨달음 등 ‘내 삶의 설계를 나다움에 맞추기 전까지, 또 그 후에도 여전히’ 우리가 겪을 수 밖에 없는 온갖 고초(?)의 과정들을 섬세하고도 일상적인 언어로 표현해내고 있다.

구체적인 경로는 다소 다르지만 자신의 결에 맞게 살고자 하는 저자 부부의 크고 작은 몸부림은 오래 보아온 것처럼 반갑고 격려해주고 싶고 칭찬해주고 싶은 마음 마저 들었다. 프롤로그에 쓰인 작가의 바람은 이 책을 읽으며 내게는 이미 이루어진 느낌이다.

 

나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내가 정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처음에는 그저 막연하고 두렵지만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스스로에게 더 안심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편안한 일상의 습관’이 된다는 것.을 로망 따위 없는 리얼 제주 라이프를 통해 더 단단하게 제대로 확인한 시간이었다.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 수는 없지만 조금 더 행복해질 수는 있다

어디에 사는지가 행복을 절대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제주도에서 아름다운 바닷가 앞에 집을 짓고 살아도 지독히 외로운 사람도 있고, 대한민국에서 제일 비싼 집에 살고 있어도 불행에 휘청거리는 사람도 있다. 흔히들 마음의 문제이고 태도가 중요하다고도 쉽게 말한다.
그러나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다면 먼저 나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 내가 어떠한 환경에서 가장 편안하고 나다울 수 있는지 탐색해보고, 이에 맞는 삶의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카페 사장 9년 차인 프랭크가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 이 일을 오래 해 온 것도 신기한 일이다. 그러나 달리 말하면 그가 그동안 참았을 스트레스가 꽤 쌓였다는 뜻이다. 
그가 어느 날 말했다. 
“난 온종일 빵을 만드는 일이나, 돌집의 낡은 곳을 고치는 일은 정말 하나도 힘이 들지 않거든. 그런데 낯선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기운이 쭉쭉 빠져. 그것만 하지 않아도 스트레스가 날아갈 것 같아.”

 

 

몸과 마음의 부담이 적어진 프랭크는 이제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빵을 만들고 있다. 그래서 얼마 가지 않아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이 더 늘어 매출이 두 배로 늘어났다. 덕분에 수익이 줄어들 걱정을 하지 않게 되었다.
세상 누구든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나 자신의 상태와 성향을 잘 파악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중요하다. 통째로 다 바꿀 수는 없겠지만, 조금씩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선택을 할 수 있다.
반드시 모든 것을 견디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아끼고 돌보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얼마나 있을까? 나를 힘들게 하는 일이 있다면 하나씩 지워보자. 그리고 비워낸 그 공간을 나를 편안하게 하는 일들로 채워보자.

 

애초에 성향이 너무도 다른 두 사람이 맞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다. 상대를 이해할 수 없어도 인정할 수는 있다.
우리가 정한 간단한 원칙은 이것이다.
첫째,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것.
둘째,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지 말 것.
셋째, 각자의 시간과 공간을 존중해 줄 것.

우리는 따로 또 같이 서로의 존재를 온전히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며 살아간다.
각자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고, 원하는 방식으로 행한다. 그리고 평화롭게 공존한다.

 

 

내가 프랭크에게 나의 취미생활이나 삶의 방식을 강요할 수 없듯이, 아무리 부부여도 또는 가족이어도 행복의 기준은 지극히 주관적이며 각자 다르다. 하지만 획일화된 집단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는 내 감정이나 관심사를 들여다보고 파악할 시간이나 여유가 주어지지 않는다. (내가 늘상 얘기하는, ‘한국은 모든 분야 빌드업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
프랭크 역시 그러한 삶을 살아왔다. 정해진 길만이 정답이니 따라가야 한다는 말,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아야 행복해진다는 엉터리 주문에 속지 말자. 

 

행복에 관한 기준도, 정의도, 만족감도 남들이 대신 정해줄 수 없다. 스스로 찾아내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여전히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지만 프랭크는 이전과 분명 달라졌다. 일상에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하고 행복을 자주 떠올린다.
이제 프랭크의 얼굴은 화가 잔뜩 난 얼굴에서 편안하게 웃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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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랭크의 행복찾기 프로젝트> 

지은이 양주연
펴낸곳 달책빵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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