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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 雜記

[미술치료]'있어보이는 단어'로 포장하지 말라/크레이머<치료로서의 미술>3장 미술치료와 언어/적응과 부적응의 이분법. 소크라테스와 아인슈타인은 당대 부적응자들이었다

by 돌냥 2023.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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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장에서_
크레이머를 통해 미술 치료에서 언어 선택의 영향을 살펴본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명확한 의사소통의 중요성, 전문 용어 오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짚어준다.
치료효과 자체 보다 과정에서의 비본질적 경향을 지적하며, 습관화되고 적응적인 시스템의 모순에 대항하여 부적응적이더라도 개성과 생명력이 살아있는 전문성을 갖추라고 강조한다.  

 

<치료로서의 미술> 이디스 크레이머 제1부 크레이머의 개인사 3장 미술치료와 언어 

'온라인 북스터디' 강좌들으며 자습 정리

 

 

 

나는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영어에 독일어 악센트가 강하다. 게다가 나는 미술 치료에 있어서 미술의 중심적인 역할에 대하여 매우 강조하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내가 미술치료에 있어서 언어의 질에 대하여 말하고자 한다면 의아해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것은 그렇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나는 언어를 존중하는 전통 속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에 비엔나에서 살면서 칼 크라우스(Karl Kraus-오스트리아의 시인, 비평가, 편집자)에 심취하였고, 글에서 멋대로 쓰인 문장과 잘못된 문법 같은 것을 읽을 때는 참지 못하는 성미였다. 언어는 그 사회의 정신적, 도덕적 상태를 나타내는 절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척도라고 크라우스는 확신했고, 시민 정신의 추락은 언어의 저질화를 낳고, 저질스러운 언어는 저질스러운 사회를 만든다고 믿었다.

 

 

언어 남용의 한 부류는 일상의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 과학적이지도 않으면서 과학적인 것처럼 보이는 용어를 사용해서 단순한 어구를 오히려 어렵게 만든다. 이런 낱말들은 오히려 더 적은 정보를 전하고 부정확하거나 모순된 의미를 전달하며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부족하다. Male(남성, 수컷)과 female(여성, 암컷)과 같은 단어를 좋아하는 것은 이러한 부류에 속한다.

 

‘skill’(기술)’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자. 내 생각에 그것은 타이핑, 자동차 운전, 스케이트 타기, 컴퓨터 다루기와 같이 부지런히 연습하여 습득하고 완성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개념적 기술(conceptual skill)’ 또는 ‘사회적 기술(social skill)’이라고 말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가?

 

내가 바라는 것은 우리가 열심히 노력하여 지식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젊은이들을 지적 모험의 배에 승선하도록 초청하는 것이다. 우리가 또한 바라는 것이 각 개인이 이웃에 대하여 연정을 느끼고, 우정과 동료애를 키우고, 서로 용서하는 마음을 북돋워 주고, 공격을 당했을 때 신중하게 자신을 방어하도록 돕는 것이 아닌가? 또는 ‘감사합니다’, ‘부탁합니다’, ‘실례합니다’, ‘안녕하세요’ 그리고 ’좋은 하루 되세요’와 같은 인사 잘하는 습관을 갖는 등 사회적인 기술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것인가?

 

 

나는 신언어에서 나온 ‘부적응적인(maladaptive)’과 ‘적응적인(adaptive)’행동 양식이라는 두 개의 단어에 대해 다루어 왔고, 이러한 단어들은 교육자들이 선호하는 것들이다. 빅 브라더(Big Brother)의 세계에서는, 잘 적응하는 행동은 두말할 것도 없이 반드시 요구되는 사항으로 부적응적인 경향은 없어져야 한다. 아이히만(Karl Adolf Eichmann)은 나치 독일에 완전히 적응하는 행동을 보였다.

소크라테스, 모세, 예수 그리스도, 프로이트,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도덕적인 태도와 독립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종종 그 시대가 보기에는 부적응적인 사람들이었다.

미술치료 선구자들은 기존의 체계에 미술치료의 자리를 마련하고자 노력하는 완전히 부적응적인 생각의 소유자들이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타협하는 사교 능력은 필요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고수하는 확고한 결정은 필수적인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각 개인을 보호하는 인권을 위한 전쟁과 자신의 개성을 무시해버리고 개성을 죽이고 난 이후에야 ‘잘 적응하게(adaptive)만드는 시스템에 대항하여 충분히 ‘부적응적인(maladap-ted)’사람이기를 바라고 또한 그럴 것이라 믿는다.

 

 

미술치료사로서의 우리는 시각적으로 보다 예민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단어에 대한 훈련이 부족하고 때로는 관심도 별로 없다. 아마도 우리에게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사회를 지배하는 말 잘하는 사람의 말하는 방법과 글을 쓰는 방법을 따르고자 하는 경향이 있을지도 모른다.

치료적 특수용어(Therapese)를 부적절하게 남발하는 것과 바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 사이의 충돌은 계속되고 있다. 학생들은 “하지만 저희는 실습 보고서를 쓸 때 male, female과 같은 용어를 쓰라고 배웠어요”라고 말하며 ‘사회적 기술’과 같은 용어는 그들이 일할 때 차트에 써 넣어야 한다고 말한다. 내가 그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일에 대하여 생각할 때 신언어를 피하고, 사회적 기술이 부족한 청년이 그의 동료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왜’ 힘든 것인지 그들 스스로에게 질문하라는 것이다. 크게 말하기가 부끄러운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이야기할 때 끼어드는가? 싸움에 연루되었는가? 아니면 폭력을 무서워하는가? 정확히 어떠한 방법으로 그 또는 그녀의 행동이 개선되었는가? 아니면 어떠한 방법으로 망쳤는가? 등을 말이다. 당신이 동료들과 이야기할 때, 그리고 글을 쓸 때에는 신언어를 피하라.

우리의 언어를 생명력 없고, 전문성이 오히려 결여된 인공적 언어로 대신하고자 하는 만연한 경향에 굴복하지 않음으로써 마음과 정신을 얄팍하게 만드는 것에 우리 스스로 복종하지 않도록 하자.

 

 

▶요안나: 운동을 잘하는 사람은 머리가 좋다. 머리가 나쁘면 운동을 못한다. 수능에서의 언어과목 점수가 다소 낮다고해서 머리가 나쁘다고 할 수 없다. 그 시간에 운동을 하고 그림을 그린 것 뿐이다. 특히 운동의 경우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내재된 자기 한계를 뚫는 능력이 있다. 필연적으로 있게 되는 그 과정 때문에 그 다음 단계를 뚫으려고 한다. 미술 역시 마찬가지다. 맨 처음이 입시 과정이다. 요즘 많은 대학생들이 우울증 치료가 많은데 ‘다음 단계를 뚫어본 경험이 있는’ 음미체 전공 대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치료가 빠른 편이라고 한 것도 이런 이유일 수 있다.

부모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부모의 생각을 나의 답으로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잘 커봐야 부모 수준까지밖에 크지 못한다. 내 생각대로 키우면 나만큼 밖에 되지 않는다. ‘미술치료 선구자들은 기존 체계에 미술치료의 자리를 마련하려 노력하는 완전히 부적응적인 생각의 소유자들이었다’ 크레이머 미술치료도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부적응적이며 기존 미술교육 제도권 밖에 있다. 

우리에게 항상 뭔가 적응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을 수 있다. 적응하는 것이 훌륭한 것이고 건강한 것이라고 여기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만해도 이 책을 읽고 강의를 선택한 데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정리:
이번 장은 미술치료와 언어의 관계를 파헤치고 있는데, 독일어의 영어 억양이 강하고 치료에서 미술의 역할에 대한 깊은 감사를 갖고 있는 크레이머는 미술치료에서의 언어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있다.

칼 크라우스의 영향을 받은 크레이머의 비엔나에서의 성장에 초점을 두고 언어가 우리 삶에서 어떻게 중요한 측면인지를 논의한다. 크라우스는 언어가 사회의 정신적, 도덕적 상태를 반영한다고 믿었고, 명확하고 의미 있는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크레이머는 정보를 명확히 하기 보다는 모호하게 만드는 복잡하고 과학적으로 들리는 용어의 사용과 관련된 언어 남용의 범주를 지적한다. 'male(남성,수컷)'과 'female(여성, 암컷)'과 같은 예는 더 직관적이고도 정확한 다른 단어들보다 자주 남용된다. 또 그녀는 '개념적 기술'이나 '사회적 기술'과 같은 용어의 사용에 의문을 제기하며, 언어는 혼란을 일으키지 않고 이해를 전달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또한 제도화된 사회에서의 '부적응적'과 '적응적' 행동 양식의 이분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미술치료에서 명확하고 의미 있는 언어를 유지하고, 전문용어의 남발에 저항하며, 우리 사회에서 예술과 개성의 역할을 높이 평가하는 것의 중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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