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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풍부의 추월차선87

[책] 양희은에세이<그럴 수 있어>53년째 가수 중. 무대공포를 (더)심하게 느낀다... 그럴 수 있어! 나에게 이 책은: 양희은의 에세이집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오랫동안 잘 알려진 53년차 방송인이자 가수다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받지만 그녀의 단호하고 솔직한 말투의 어떤 면(?)이 나로 하여금 살짝 부담스럽고 때로 무섭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도 몇 번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나는 INTP여서인지 INFP여서인지 아니면 태생부터 독고다이여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고 공감하고 눈물과 웃음을 나누고..하는 ‘복작복작하고 따듯하고도 열려있는 오지랖적 감성이 넘치는 자리’를 지레 기피하는 성향이 있다 어쨌건, 이 책을 훌쩍 다 읽었다 생각보다, 생각과는, 많이 달랐던 양희은 개인의 인생이 책 한 권으로 자연스럽게 스미듯, 통째로 다가왔다.. 2023. 8. 1.
[책] <아무튼, 스릴러>흥미진진한 '스릴러 전도서' / 칼럼스타일 짧고 재밌는 총서 이 책은 마치 스릴러 장르에 대한 애정이 넘치는 '스릴러 덕후'의 흥미진진한 고백록처럼 다가온다. 단순히 사람이 죽어나가는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추리소설의 깊은 숲 속에서 범죄와 스릴러의 다채로운 꽃들을 발견하도록 안내한다. 스릴러에 대한 장르에 대한 정의를 새로운 관점에서 쓰고 있는 이 책은, 단순히 살인, 탐정, 공포에 국한되지 않고 가족 드라마부터 멜로, 에로틱까지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방대한 영역을 탐험한다. 저자는 우리가 갖고 있는 스릴러에 대한 협소한 이해를 넓혀줄 친절한 '스릴러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저자가 스릴러에 빠져들게 된 계기는 무척이나 인간적이고도 개인적이다. 80,90년대를 배경으로 한 그의 학창 시절과 청년기의 추억들은, 그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 2023. 7. 29.
[책] <아주 보통의 행복>행복이 권력이 된 세상에서 '실속있는 행복'을 누리는 법 나에게 이 책은: ‘행복’이라는 단어는 나에게 언제나 낯선 단어다 흔히 언급되는 일반적인 행복의 조건들(재정적 안정성, 소속감, 건강, 수면..)을 무의식적으로 등한시 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애초 조건의 설정이 좀 다르게 되어 있을 수 있을 가능성이 크다 자주 떠올리지 않게 될 만큼 나의 일상에서는 큰 실체가 없다고 해야하나 그렇기에 ‘행복해지기 위해서’ 무엇을 안간힘 써 하는 것 또한 없는 것 같다 선물받은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에, 행복센터장에, 행복의 심화와 확산에 매진하는 사람이라는 소개와 제목만 보고 딱히 땡기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사회적으로 존망받는 교수로서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적용시키기에 부작용이 없을만한 무사안일주의의 행복론 같은 것을 설명해놓았을 거라 무의.. 2023. 7. 28.
[책] <실컷 오늘을 살 거야>나비의 날개? 더는 안기다릴래 애벌레인 오늘, '맘껏 노래'하고 살래! 나에게 이 책은: 하마터면 정말 열다섯 살이 쓴 건 줄 알았다 청소년 시집과 동시집과 동화를 쓴 ‘성인’ 작가 김미희의 시집이다 언제 읽었는지 기억이 안날 만큼 한참 전, 백석 시인의 을 마지막으로 시는 내 인생에 철저히 빠져 있었다 오랜만에 읽는 시집이 이 책이라서 다행이다 평소에는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바퀴벌레처럼 내가 다닐 수 있는 행로만 쳐다보며 살아가다가 이토록 압축된 몇 글자들을 통해 내가 분명히 경험했던 경험과 머릿 속에 잠든 채 꺼내지지 않는 기억들이 되살아날 수 있다니. 시는 글자로 실행되는 연금술이 분명하다 나 같은 사람에게서 시를 읽는다는 것은 있어도 느끼질 못하고 살아가니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뇌 속의 특정 세포, 감각, 상상 이런 것들 것 엄연한 생존을 확인시켜 주는 굉장히 성스러.. 2023. 7. 28.
[책] <남들처럼 결혼하지 않습니다>이토록 불합리한 결혼, 우리는 왜 하려고 하는 것일까 소노아야코의 '불순'하고 '관대'한 결혼관 나에게 이 책은: 20대 후반에 , 를 흥미롭게 읽은 후 소노 아야코 라는 작가의 이름을 기억해두고 사두었다가, 구매 후 6년이 흐르고난 지금에야 이 책을 제대로 처음 읽게됐다 부부 사이의 심리를 깊게 파고드는 이 에세이는 배우자와의 대화, 성격 차이, 바람기, 상대방가족 등 부부가 겪는 다양한 이슈들을 통해 결혼과 사랑의 본질을 파헤친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폭력적인 아버지로 인해 '행복한 가정'에 대한 불신이 있었으며 고통을 견딜 수 없던 어머니의 자살시도에 동반될 뻔한 경험을 했다 그녀는 성인이 되어 아나키스트 성향의 부모 아래 자신과는 정반대 환경에서 자라난 남편과 결혼을 하게 되고 작가가 체험한 극과 극의 두 결혼생활을 통해 결혼을 믿는 동시에 또 믿지 않는 입장을 갖게 되었다 그녀는 사회에서 .. 2023. 7. 24.
[책] <필경사 바틀비>"안 하는 편이 더 낫겠습니다" 기묘하고 고독한 저항의 페르소나 나에게 이 책은: 한마디로 최근 몇 년간 읽은 소설 중 '가장 기분나쁘고 찜찜한(?) 감정'을 느끼게 했던 작품이다 1853년에 발표된 이미 오래된 작품이라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바틀비라는 인물은 현대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우울증적이고 자폐적인 증상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으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 또는 지인의 이야기를 보는 듯한 익숙함을 느끼게 한다 소설의 중심이 되는 수수께끼적인 인물과 영구 미제 사건을 다루는 듯한 문체는 마치 스릴러 영화가 미궁의 결말을 맞은 뒤 느닷없이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의 순간처럼 책을 덮은 후에도 한참 동안 길고 긴 불쾌한 여운을 남긴다 절대적이고 명확한 해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작품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고립,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사회적 기대와 개인의 저항 등에 대해 .. 2023.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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