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BOOK] 풍부의 추월차선90 [책]<한 여자 Une Femme>아니 에르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개인적'체험 속 '모두의'역사 중반에서부터 덮는 순간까지 눈물이 계속 났다 슬픔을 묘사하는 부분은 단 한문장도 없지만 나와 겹치는 것이 거의 없는 그녀와 그녀 어머니의 삶에서 나는 ‘나의’ 지나간 삶들을 계속 확인했다 내 지난 행보가 그녀처럼 ‘계급 이동’을 이루지 못했어도, 내 어머니가 그녀 어머니만큼 세상에 관철되기 위해 끊임없이 다양하게 억척을 부리지 않았어도 이미 그녀의 글이 내 삶이 된 기분이다 유년기 청소년기 청년과 장년 삶을 관통하는 그녀 어머니의 삶은 이제 개인적이고도 유일한 그녀만의 것이 아니라 그녀의 책으로 인해서 모두가 경험하고 공감하는 ‘유일하지 않은 것’이 되었다 많은 부분이 실제로부터 변형된 다큐나 드라마로써가 아니라 그녀의 인식과 기억을 따라 띄엄띄엄 이어지는 단조로운 축약형 문장들을 통해 나는 도리어 가장.. 2023. 8. 16. [책]<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양치기가 된 도시사람 이야기 "단순한 세계가 오히려 다채롭고 다사다난하다" 쌩리얼 목축일기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문학 강사로 일하던 한 남자. 그는 어느 날 아버지의 은퇴로 목장을 물려받고 양을 치는 목축업자가 되어 살아간다 일기 형식의 글은 단순하다 그러나 무미건조한 업무일지처럼 느껴지는 그의 글에 어느 순간 점점 매료된다 어떤 수사와 감정 때문은 아니다 그가 하는 양을 치는 일의 그 단순함때문이다 목축업은 단순하다 그 안에 온갖 다사다난을 포함하고 있는 그런 단순함의 반복이다 기후 목초 동물 자연을 빌어 자연에 영향을 받으며 생업을 한다는 것, 그러한 삶이 전부가 된다는 것은 도시에서 디지털의 지배를 받으며 무엇에든 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대출과 쇼핑과 집의 문제에 지배받으며 사는 삶과는 전혀 다른 결과 내용을 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짜 양치기가 완전한 직업적 목축인이 되기.. 2023. 8. 15. [책]<먹고살고글쓰고>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불치병, 글쓰기/글을 쓰는 모든 사람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 나에게 이 책은: 예전에는 돈키호테, 고흐 같은 사람이 희귀했고 소수였을 지 모른다그러나 이제는 돈키호테가 돈키호테를 알아본다 고흐는 고흐끼리 약하게나마 연대한다그리하여 누구도 완전히 고립되지 않고 완전히 낙담하지 않을 수 있는지 모르지만어쨌건 당장 고흐와 돈키호테같은 마지막을 맞진 않을 지라도 그들 인생의 현재진행형 운명이 지금이라고 달라지는 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들을 성직자처럼 본다 이것이 모욕처럼 들리지 않길 바란다자기 표현, 자기 관철의 욕구를 그에 수반되는 모든 장애와 고통을 견뎌낼 만큼 (자기 이상을) 성직자 수준으로 끌어올려서‘일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성직자에 준하거나 실은 그 이상으로 더 어려운 일이다(목사님들도 어려우면 투잡을 뛰긴 한다..) 모든 작가 또는 돈벌이와 관련 없는 순수 .. 2023. 8. 12. [책]<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 걱정이 현실이 될 확률 5%. 쉽게 읽는 뇌과학 심리학 책 탭핑(Tapping)이란 다섯 손가락을 톡톡톡 가벼게 두드리듯 움직이는 동작이다 의식을 다른 곳으로 돌려 시간을 버는 사이 이성을 작동시켜 충동을 누르는 원리로 귀나 벽을 두드려도 억제 효과가 있다 생각이 내 '뇌(정신)'와 내 '목(육체)'을 조를 때, 오로지 행동(만)이 생각을 덮을 수 있다 원숭이처럼 생각이 날뛸 때, 불안이 월권행사할 때 바로 멱살을 틀어쥐는 방법은 '행동'을 찾는 것이다 지금 무슨 생각(판단, 결정)을 하는 게 맞을 지가 아니라 생각을 제동시킬 행동을 찾는다 달리는 기차를 멈추게 하는 것은 브레이크지만 브레이크가 고장났을 때(스스로 생각 멈춤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선로를 ‘탈출’해야한다 선로를 벗어나게 하는 것이 바로 행동이다 그렇기에 불안의 순간 10초 동안 숨을 내쉬는 것, .. 2023. 8. 11. [책]수요동화 <만년사쓰>소파 방정환의 일제식민지 하드보일드 동화 1920년대 어느 학급, 창남이는 반에서 제일 인기 좋은 인싸다 수업시간이면 난데없이 재치 있는 농담을 하며 선생님과 친구들을 웃게 만든다 다 해진 모자와 엉덩이가 누더기진 교복바지를 보면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것 같지만 창남이의 집이 정말 가난한 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마다 이십 리(약 8km) 떨어진 동네에서 걸어서 통학을 하기 때문이다 창남이는 걱정있는 친구 앞에선 우스개 얘기를 하고, 곤란한 일을 당하며 좋은 의견도 내어주고, 연설과 토론에 능해서 반 내기에서 언제나 이기곤 했지만, 정작 자기 집이나 개인적인 일에 대해선 일절 말한 적이 없었다 창남인 철봉틀에서 잘 넘어가지 못해서 체육 선생님에게 곧잘 혼났고, 그래서 하교 후 철봉에 매달려 혼자 연습을 하곤 했다 창남이는 .. 2023. 8. 9. [책]<김미경의 리부트>다시, 작동하고 싶다 오직 내 촉에 의해 제대로/ 코로나와 실직 폐업 파산 후 생존방법 / 중년 자기계발 디지털 체질 바꾸기 재부팅? 제목부터 부담스러워..그러나 얼마 전 ‘키네마스터’무료 체험을 통해 짤막한 영상을 하나 만들었다 특수효과도 거의 들어가지 않고 그저 잘라내어 붙이기와 자막 입히기만 했기에 요즘 날고 기는 유튜브와 쇼츠 영상에 비하면 유치원 수준도 되지 않지만, 나로서는 정말 그야말로 진땀나는(!) 거대한 도전이었다 요즘 어르신들이 키오스크 주문하는 것을 어려워한다고 하는데 그런 식의 막막한의 한 열 곱절,은 되는 느낌이라고 (스스로는) 생각했다 80년대생 태생임에도 평생을 디지털치(癡)로 살아오다가, 어렵사리 들어간 미대 시각디자인과에서 몇 번의 휴학을 번복한 끝에 인문계열로 전과한 데에는 적성 핑계가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 ‘디지털 매체 조작 불능증(내가 만들어 냄)’이라는 일종의 정신 병 같은 것이 있.. 2023. 8. 7. 이전 1 ··· 10 11 12 13 14 15 다음 반응형